우리나라 수출이 지난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일부 품목 편중도가 높아 글로벌 경기 변화 등 대외 충격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반도체 등 효자종목 외에 성장성과 수익성이 높은 품목으로 제품군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산업연구원이 6일 발표한 '수출 편중도의 국제 비교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수출 편중도(2015년 기준)는 2.5로 경쟁국의 2.0∼2.1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수출 편중도는 품목별 수출액 분포에 따라 계산된다. 일반적으로 수출 편중도가 높으면 수출 변동성도 커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용 중간재나 자본재 같은 상품은 소비재보다 수급 관련 충격에 민감하다.
민감 품목에 국한할 경우, 우리나라 수출 변동성은 경쟁국보다 5∼10%포인트 높다. 2011년 이후 우리나라는 경쟁국에 비해 민감 품목 비중이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이는 민감 품목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중간재 산업 수출 비중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윤우진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경쟁국에 비해 소수, 대형 우량품목에 수출이 쏠려 있어 해당 품목의 수급 불안정으로 인한 수출 변동이 전체 수출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수출 확대가 안정적으로 지속되려면 반도체 같은 효자 종목 외에 성장성과 수익성이 높은 블루칩 품목 수출을 개발,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액은 5739억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반도체는 979억4000만달러로 단일 품목 사상 최초로 연간 수출액 900억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1994년 우리나라 총수출보다 많은 것이다.
양종석 산업정책(세종) 전문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