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유통업계, '국내선 내실 다지고 동남아 진출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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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필드 하남 내부

중국의 사드 보복과 계속된 소비침체로 힘든 시기를 보낸 유통업계가 올해도 강화되는 유통규제와 최저임금 인상 등 외부 요인으로 어려움이 지속될 전망이다. 유통업계는 내실 다지기와 동남아를 중심으로 해외 시장 확대에 집중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유통업계는 불안한 대내외 환경과 급변하는 소비 트렌드 속에 체질 개선과 새로운 가치창출을 통해 위기를 돌파에 초점을 맞췄다.

내수에선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 등으로 제한된 월 2회 의무휴업 대상이 복합쇼핑몰까지 확대되고 '상업보호구역'을 신설하는 내용을 담은 '복합쇼핑몰 패키지 규제법안'이 발의돼 있어 정부의 규제 수위가 높아졌다. 복합쇼핑몰과 아웃렛 규제 강화 의지를 드러낸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에 이어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까지 대형쇼핑몰을 '규제 사각지대'라고 겨냥하고 나서며 업계를 압박하고 있다. 아울러 정부는 올해부터 중소상공인 보호를 이유로 대형 유통점의 영업 및 출점에 대한 추가 규제를 예고하고 나선 상황이다.

이에 유통업계는 직원 근무환경 개선 등 내부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신세계그룹은 '임금 하락 없는 근로시간 단축'을 기치로 내걸고 1월부터 주 35시간 근무제로 전환했다.

롯데마트는 출근 시간을 늦추기 위해 오전 8시30분부터 사무실 개인용 컴퓨터가 켜지는 피씨온제도(PC on), 30분 단위로 출퇴근 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시차출근제를 도입한 데 이어 1일부터 현장근무를 강화했다.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을 제외한 날을 현장 근무의 날로 정해 불필요한 회의와 관행적인 업무를 줄여 고객을 위한 가치 창출에 전념토록 했다. 현대백화점그룹 역시 하루 근무시간 8시간 중 2시간 연차를 4번 쓰면 1일이 소진되는 '2시간 단위 휴가제'를 시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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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베트남 1호점 고밥점

업계는 각종 규제로 경영환경이 힘든 국내 대신 경제 성장 속도가 빠르고 소득 수준이 높아진 동남아 공략에 공을 들인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은 한국 기업의 현지 진출을 적극 유도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어 새로운 격전지로 부상했다.

롯데그룹은 10조 원 규모로 진행되고 있는 해외사업에 집중한다. 롯데제과는 인도 북부지역의 업계 2위 아이스크림업체 하브모어를 165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하고 막바지 작업을 진행 중이며 롯데쇼핑은 베트남에 2조원을 투자해 2021년까지 복합몰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중국 시장 완전 철수한 이마트도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6년 7월 몽골 올란바토르에 1호점을 오픈한 데 이어 지난해 9월에는 2호점 '호룰로점'을 오픈했다. 1호점은 오픈 당시 계획 대비 140% 수준의 고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베트남 1호점인 호찌민 고밥점도 지난해 419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목표 대비 120% 수준의 성장을 기록했다. 현재 베트남 2호점을 준비 중이며 향후 캄보디아, 라오스 등으로 출점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각종 규제로 경영환경이 어려운 국내에서는 외형 확대보다는 직원들의 근무환경 개선 등 내실 다지기에 중점을 두고 성장성이 높은 해외 시장 개척으로 외형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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