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반정부 시위에 국제유가가 2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4일(한국시간) 서부텍사스유(WTI)가 뉴욕상업거래소(NYMEX) 시간외 전자거래에서 정규장 마감가격 대비 0.8% 상승한 62.10달러에 거래됐다. WTI는 장중 62.14달러까지 오르며 지난 2015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2월 브렌트유도 배럴당 68.13달러에 거래되며 2015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을 찍었다.
이란 반정부 시위로 인한 중동 정세 불안과 미국과 일본 등의 경제지표 개선이 국제유가의 상승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이란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중 3위 국가로 원유 생산에 차질을 빚는다면 지금의 세계 공급과잉 추세가 꺽일 수 있다.
이런 분위기를 틈타 미국과 러시아는 셰일 오일을 증산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올해 세계 최대 산유국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경제매체 CNN머니는 노르웨이 컨설팅회사 리스타드 에너지를 통해 올해 미국 원유생산량이 전년 대비 10% 늘어난 하루 평균 1100만 배럴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에너지정보청의 하루 평균 1000만배럴 전망을 웃도는 수치다.
석유 업계는 OPEC의 감산합의에 따른 유가 상승이 오히려 미국의 생산량 증가 유인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우디·이란·이라크 등 14개 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은 지난해 11월 하루 180만 배럴 감산 합의를 올해 12월까지로 연장하기로 했다.
조정형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