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부처별 새해 업무보고 ‘국무총리’가 주재한다

새해 정부부처별 업무보고를 대통령이 아닌 국무총리가 주재한다. 지난해 대통령 탄핵으로 인해 권한대행(총리)이 주재한 것을 제외하면 처음이다.

새해 중앙부처 업무보고를 계기로 책임총리제에 힘을 싣는다. 부처별 현안 점검은 상반기 내 대통령이 주재하는 별도 워크숍으로 이어간다.

3일 청와대와 정부부처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정부부처 업무보고는 총리실이 주재한다.

총리실은 최근 각 부처 기획조정실에 새해 업무보고 제출 양식을 전달했다. 업무보고는 오는 18일을 전후해 이달 말까지 2주 정도 진행된다. 각 부처에 전달된 보고 양식은 기존 새해 업무보고 형식과 같다. 부처별 현안과 중점 과제 등을 담은 '아래아한글' 포맷의 기본 문서 형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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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8월 2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통신위원회 업무보고에 참석해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부처 고위 관계자는 “올해 업무보고는 총리실 주재로 열릴 가능성이 높아 이에 맞춰 준비하고 있다”며 “다만 청와대가 기존 업무보고 형태와는 별개로 다른 형식의 행사를 별개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부처 신년 업무보고는 부처별 새해 국정 밑그림을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자리다. 올해 신년 대통령 업무보고는 2년차 문재인 정부의 개혁과제를 점검한다.

청와대는 지난해 조기대선으로 인해 8월 첫 중앙부처 업무보고를 받았다. 반년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다시 정부부처 업무보고를 받게 돼 대통령이 아닌 총리 주재로 변경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연말에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국민경제자문회의 등 각종 행사에서 부처 수장과 새해 정책 방향을 논의했다.

청와대가 올해 부처별 업무보고를 온전히 생략하지는 않는다. 통상적인 신년 업무보고 형식에서 벗어나 현안별로 정책 토론과 현장 목소리를 겸한 워크숍을 개최할 방침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새해 부처별 업무보고는 청와대 내에서 하지 않고 총리실이 전담한다”며 “중앙부처와는 시간을 두고 별도 워크숍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총리실 중심 업무보고는 지난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황교안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 자격으로 주재한 것을 제외하곤 처음이다. 문 대통령이 부처의 실질적인 컨트롤타워인 이낙연 총리의 권한과 역할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매주 월요일마다 이 총리와 정례 오찬을 갖고 국정 운영 방안 등을 논의한 만큼 본격적으로 책임총리로서 역할을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