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공개(IPO) 시장 빛 좋은 개살구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1일 보도했다.
미국 IPO시장은 지난해 모처럼 활기를 띠었으나 대어급 IPO는 드물었고 올해도 이런 상황에는 큰 변함이 없을 전망이다.
IPO에 나서는 기업이 늘어나겠지만 에어비앤비, 우버, 위워크처럼 기업 가치가 높고 이름도 익숙한 비공개 기업은 IPO를 내년으로 연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딜로직에 따르면 2016년의 IPO는 111건이었으며 이를 통해 조달한 자본은 242억달러에 그쳐 2003년 이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모두 189개 기업이 IPO를 통해 2016년의 2배를 넘는 493억3000만달러 자본을 확보할 수 있었다.
특히 IPO시장 주축을 이루는 IT기업의 지난해 기업공개는 37건, 공모액은 124억6000만달러였다. 이는 26개 기업이 43억달러를 공모했던 2016년과 비교하면 3배에 달하는 성과다.
하지만 투자자는 지난해 IPO시장에서 쓴맛을 봐야 했다. 지난해 3월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상장했던 스냅 주가가 반짝 상승한 뒤 줄곧 공모가(주당 17달러)를 밑돈 탓에 많은 투자자에게 평가손을 안겼고 IPO에 대한 경계심을 높였을 뿐이다.
오히려 대규모 펀딩은 사모시장에서 활발했다. 스냅 공모액은 39억달러로, 2014년 알리바바 이후 최대였지만 위워크가 소프트뱅크와 비전펀드로부터 출자받은 44억달러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지난해에는 슬랙 테크놀로지와 핀터레스트처럼 통상적으로는 IPO를 추진했을 만한 비공개 기업 상당수가 IPO시장을 외면하고 사모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모건스탠리의 콜린 스튜어트 글로벌 자본시장 담당 부회장은 대형 IPO가 부진한 배경에 대해 기업과 이사진이 IPO에 나설 적기인지, 충분한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는지를 따져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