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전통 오프라인 유통업체가 각종 규제와 온라인 유통업체들의 강세에 출점이 줄고 있다. 반면에 특화 상품을 파는 전문점 출점은 여전히 활발히 나타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유통업체들은 화장품, 의류, 가구, 자체브랜드(PB)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매장을 연이어 오픈하고 있다. 독립 매장부터 기존의 백화점과 대형마트에 입점하는 등 형태도 다양하다.
출점 규제와 함께 전문적인 상품을 추천하고 색다른 고객 체험을 중시하는 소비 패턴 변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일률적인 수많은 상품을 전시해 놓고 판매하는 만물상 형태의 매장보다 특정계층을 겨냥한 상품들을 모아놓은 전문점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최근 가장 공격적으로 전문점을 선보이고 있는 곳은 신세계그룹이다. 2000년 첫 전문점인 패션 편집숍 '분더샵'을 선보인데 이어 화장품 전문점 '시코르', '노브랜드' 전문점, 남성 라이프스타일숍 '하우디', 전자제품 전문점 '일렉트로마트', 유아용품 전문점 '베이비써클', 장난감 전문점 '토이킹덤', 수납용품 전문점 '라이프 컨테이너' 등 다양한 전문점을 오픈했다.
지난해 말에는 강남대로에 지하 2층부터 지상 2층까지 총 4개층에 1061㎡ 규모로 '시코르 플래그십 스토어 1호점' 단독매장을 오픈했다. 신세계백화점 대구점을 시작으로 강남점, 부산 센텀시티점, 광주점에 오픈한 기존 시코르 매장은 셀프케어에 초점을 맞춘데 반해 플래그십 스토어는 전문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다양한 존을 추가로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노브랜드 매장은 이마트 PB 상품들을 모아 놓아 경쟁사에서 살 수 없는 가성비 높은 제품들을 구입할 수 있다. 하우디는 남성 고객들이 좋아하는 농구화, 라이터 같은 상품만 따로 모았으며 일렉트로 마트는 드론과 피규어, 게임 등 전자제품을 집약했다.
롯데백화점은 해외에서 들여온 북유럽 스타일 리빙 상품을 판매하는 리빙 전문관 '엘리든홈'을 지난해 선보였으며 20~30대를 타깃으로 한 미니 백화점 '엘큐브'도 확대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천호점에 5300㎡(1600평) 규모의 초대형 리빙관을 3일 오픈했다. 기존 1개층이던 리빙관을 2개층으로 확대했으며 매장면적도 기존 2700㎡에서 2배로 확장했다. 기존 전시〃판매 중심의 '쇼룸' 형태에서 벗어나 고객이 제품을 직접 써보고 즐길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형 체험 공간으로 꾸민 것이 특징이다. 리빙 상품군에 대한 높은 관심과 고객 트렌드를 반영해 상품군별로 프리미엄 브랜드를 엄선한 특화 매장도 선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가 규제로 출점이 제한되고 성장 정체에 직면하자 전문점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며 “소비패턴 변화에 발맞춘 전문점들의 성장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