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의 미래를 보려거든 대한민국을 보라.”
자오허우린(趙厚麟)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사무총장은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우리나라 정보통신기술(ICT)의 준비 수준을 극찬했다. 스마트시티와 스마트홈 등 4차 산업혁명의 미래상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앞서 구현되고 있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ICT가 인류의 삶을 보다 나은 방향으로 바꿔 나갈 수 있다며 강한 확신을 내비쳤다.
5세대(5G) 이동통신과 인공지능(AI) 등 혁신 정보통신기술(ICT)이 산업 각 분야에 적용되며 '스마트' 제품과 서비스로 진화시키는 등 5G등 네트워크 혁신이 초래할 성장 잠재력은 무한에 가깝다며 글로벌 사회가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한국이 ICT 혁신을 통해 경제를 근대화하려는 개발도상국가의 모델이 될 수 있다며, 우리 국민이 충분히 자랑스러워 할 만하다고 치켜세웠다.
전자신문은 새해를 맞이해 자오허우린 ITU 사무총장과 4차 산업혁명과 5G의 미래 전망에 대해 이메일 인터뷰를 진행했다.
-새해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시장 변화 전망은.
▲2018년 3대 변화에 주목한다. 차세대 기술혁신 원동력으로 5G 이동통신과 AI 등 융합 신기술 확산이 본격화할 것이다. ICT 산업과 미디어, 금융, 교육, 의료, 운송, 농업 등 다른 산업과 융합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ICT는 산업 측면에서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넘어 유엔(UN) 지속가능 개발목표(SDGs)와 같은 사회분야 정책에서도 확고한 중심 축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한다.
5G가 각종 시범서비스와 적용 사례를 확산하면서 4차 산업혁명 핵심 추진 동력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ITU의 핵심 과제는.
ITU는 UN의 ICT 전문기구로 디지털 혁명의 최전선에 있다. 혁신과 동시에 세계 인구 50%를 넘는 사람이 여전히 온라인에 접속하지 못한다는 현실을 인식하고 있다. 혁신 기술을 인류의 더 큰 이익을 위해 활용하도록 하는 활동을 강화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이 글로벌 화두로 떠올랐다. 어떤 변화가 예상되는가.
▲대한민국 정부는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출범했다. 4차 산업혁명이 현실로 다가왔다는 대표 사례로 볼 수 있다.
스마트카에서부터 스마트시티까지 모든 제품과 서비스에 ICT가 융합된다. 개별 제품과 서비스는 물론 산업 전체가 인류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ICT를 전격 적용한다.
스마트 테크놀로지에 힘입어 새로운 차원의 저비용·고품질 제품과 서비스가 등장할 것이다. 글로벌 기업과 경제, 사회에 방대한 영향을 미치는 맞춤형 제품과 서비스가 활성화된다.
삶의 모든 측면에서 스마트 테크놀로지의 무한한 능력을 활용하게 된다. 인류는 이제 그 시작을 목격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변화를 추동하는 원동력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동력은 빅데이터와 AI가 될 것이다. 데이터트래픽이 급격히 증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컴퓨팅 성능을 극대화해 다양한 분야에 활용도를 높이는 AI의 발전이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예상한다.
모바일기기의 증가는 업무 능력을 비약 향상시키면서 4차 산업혁명 추진 동력의 핵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사물인터넷(IoT) 기술은 2020년까지 약 500억개의 기기를 네트워크에 연결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같은 인프라가 가정과, 교통, 도시, 금융서비스를 스마트화한다. 각 분야에 필요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활용하면서 성장하는 새로운 IoT 생태계를 구축할 것으로 기대된다. 5G 네트워크 역시 이같은 변화를 추동한다.
-5G를 포함한 네트워크 인프라는 4차 산업혁명 핵심 동력이다. 이용자에게는 어떤 이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하는가.
▲한국과 같이 ICT가 발달한 국가에서 네트워크 인프라 투자가 이용자 후생을 높이는 과정을 이미 목격하고 있다.
스마트홈 솔루션을 통해 이용자는 에너지와 비용을 절약한다. 차량에 탑재된 센서로 운전자 습관과 위험을 탐지해 보험료를 할인하는 방식의 새로운 형태의 보험 상품이 등장했다. 운전자는 스마트 기술을 활용해 보험료를 절감하는 것이다.
스마트헬스 서비스를 통해 이용자는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해 예방 조치를 취하는 방식으로 비용 절감이 가능해진다.
이 같은 사례는 일부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 5G 시스템에 대한 미래 투자가 이뤄짐에 따라 네트워크가 지닌 힘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증대될 것이다.
다만 5G를 위해 구축해야 하는 인프라의 규모 역시 전례가 없을 정도로 방대하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인터넷에 접속하기 어려운 영역까지 산업과 분야를 망라한 공공-민간 파트너십을 발전시켜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추진 과정에서 5G 네트워크의 역할은.
▲5G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로서 글로벌 디지털 경제의 중추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5G는 이전 세대 이동통신 시스템보다 훨씬 광범위한 기회를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된다. 속도와 같은 전통 개념의 모바일 광대역 서비스 시나리오를 향상시키는 것은 기본이다. 초안정성과 초저지연 통신, 대규모 기기간 통신을 가능하게 하면서 통신의 활용도가 광범위하게 확장될 것이다.
-5G 확산과 표준화를 위한 ITU 노력은.
▲인류의 미래를 발전시킬 모든 새로운 기술은 국제표준을 필요로 한다. ITU는 관련된 모든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해 국제적으로 조화된 표준을 제정하는 역할이 핵심이다. 혁신기술은 국제 표준을 바탕으로 국경을 넘어 확산 속도가 빨리지는 동시에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한다. 막대한 ICT 인프라 투자비용도 줄일 수 있다.
5G 상용화 목표 시점인 2020년에는 ITU가 진행한 5G 시스템 국제표준화 작업의 가치가 드러날 것이다. ITU는 자율주행차와 원격수술, 협업로봇, 진화된 가상현실(VR)과 같은 혁신 애플리케이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초기 5G 성능 목표를 제시했다.
ITU는 5G 생태계 발전을 지원한다. 5G는 모든 인류가 신뢰도 높은 통신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ICT가 모든 산업분야 혁신의 열쇠 역할을 하는 단계까지 발전하게 될 것이다.
5G(IMT-2020) 표준개발은 이해관계자와 긴밀한 협력하에 주파수 관리와 확보 등 측면에서도 원만하게 진행중이다.
-글로벌 사회 문제 해결에 ITU와 네트워크의 역할을 강조했다.
▲공익을 위한 ICT의 잠재력은 엄청나다.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IoT, 5G는 모두 우리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기술이다. 무엇보다도, 유엔의 지속가능 발전목표(SDGs) 달성을 가속화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정부와 국제기구, 민간, 시민사회는 4차 산업혁명 또는 인더스트리 4.0으로 표현되는 새로운 변화의 물결이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협력을 지속해야 한다. 글로벌과 지역 및 국가 차원에서 정책, 규제, 법률, 표준화 등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을 통해 올바른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ITU는 정부, 민간, 학계와 시민사회에서 멤버십이 광범위하다. 이를 바탕으로 신흥국과 선진국의 핵심 인재가 모여 혁신기술이 사회를 어떻게 바꿔나갈지에 대한 합의를 끌어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 4차 산업혁명에 대한 한국의 노력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한국은 몇년간 ITU의 ICT 발전지수(IDI)에서 빈번히 1 위를 차지했다. ITU 입장에서 매우 축하할 일이다.
ICT 분야에서 혁신과 리더십 능력이 있는 한국 기업에도 박수를 보낸다. KT 기가인터넷은 ITU-T G시리즈 표준 권고안을 바탕으로 개발됐다. ITU-T Y시리즈 표준에 기반한 기가LTE는 가입자 200만명 이상을 확보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도 최신 5G 네트워크 서비스를 기대한다.
-한국인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한국 국민은 그동안 성취한 성과에 대해 충분히 자랑스러워할 만하다. 한국은 ICT 혁신을 통해 경제를 근대화하려는 개발도상국가가 교훈으로 삼을 수많은 사례를 제공했다. 한국 정부와 민간, 국민의 역할을 높이 평가한다.
ITU최대 행사인 ITU전권회의(2014년)와 ITU텔레콤월드(2017년)를 성공 주최한 한국과 부산시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