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남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사장)은 반도체 업계 대표 개띠 CEO다.
1958년생인 김 사장에게는 최연소 이사대우 승진, 최연소 사장단 합류 등의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새해 3월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각자대표 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김 사장은 1981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삼성종합기술원장과 메모리사업부장, 시스템LSI사업부장,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DS부문 반도체 총괄사장을 두루 역임했다. 반도체 분야 최고 권위자로 미국 전기전자공학회(IEEE) 석학회원이다. IEEE는 세계 학계에서도 특별한 연구 업적을 가진 인물에게만 회원 자격을 준다.
삼성전자를 대표하는 갤럭시 브랜드가 대외적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실제 삼성전자를 이끌고 있는 것은 반도체다. 삼성전자는 D램, 낸드플래시 등 핵심 분야에서 세계 1위를 선점하고 있다.
특히 2017년은 계속된 메모리반도체 수요증가와 가격상승에 힘입어 기록적 성장을 이뤄냈다. 그동안 반도체총괄을 맡아 사업 전반을 이끌어온 김 사장 능력이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권오현 부회장 후임으로 대표이사와 사업부문장에 오른 것도 2017년 반도체사업에서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며 승승장구한 공을 인정받은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이 차기 반도체 수장이 되면서 삼성전자의 향후 전략에도 많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영업이익률은 50%를 돌파했으며 반도체 사업에서만 35조 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992년 반도체 2위에 오른 뒤 25년 만에 인텔을 제치고 업계 1위 등극도 확실하다.
삼성전자의 최대 호황기를 이끌고 있는 지금 앞으로의 반도체 사업전략 구성과 향후 차세대 먹거리를 어떤 것으로 선점할 것인가는 숙제다. 아직까지 삼성전자의 차세대 먹거리가 무엇이 될지 뚜렷하게 드러난 것이 없다. 헬스케어, 사물인터넷 가전, 자율주행 기술, 전장부품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반도체나 스마트폰처럼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
김 사장은 내년 DS부문장뿐 아니라 종합기술원장을 겸직하게 됐다. 향후 삼성전자의 미래를 책임져야 하는 어깨는 더 무거워졌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반도체 호황이 향후 몇 년 더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호황기를 보낸 뒤 어떤 산업에서 다시 세계 최고가 될 것인지 김 사장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