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부품이 새해를 기점으로 새로운 세대교체를 이룬다. 스마트폰 기판부터 후면 카메라, 배터리 등 주요 부품이 폼팩터(형태)를 바꾼다. 프리미엄 기능과 성능으로 무장한 새로운 부품이 최신 스마트폰에 채택된다. 부품업계는 새로운 전환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부품 업계는 앞다퉈 대규모 신규 생산 설비 투자를 진행하며 변화를 맞고 있다. 전자 부품업계는 수년간 이어졌던 스마트폰 정체기속에서 간만에 매출 증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스마트폰 기판과 카메라에 '변화 바람'
스마트폰 기판 업계 최대 화두로 떠오른 차세대 메인 기판 SLP로 이목이 쏠린다. SLP는 반도체 기판에 쓰던 'MSAP(Modified Semi Additive Process)' 공법을 '고밀도다층기판(HDI)'에 접목한 것을 말한다. 스마트폰이 고성능화되면서 작은 기판 위에 더 많은 회로를 구현해야하는 기술적 과제에 직면했다. 회로 미세화를 해결할 수 있는 차세대 기판으로 SLP가 등판했다. 삼성전자는 내년 초 출시할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9에 SLP를 처음으로 채택했다. 전체 물량 가운데 60%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SLP는 기존 HDI 기판보다 20% 이상 비싼 고부가가치 부품으로 삼성전자는 향후 SLP 채택률을 지속 늘릴 전망이다.
경연성인쇄회로기판(RFPCB) 수요도 늘어난다. RFPCB는 경성과 연성 특성을 결합한 기판이다. RFPCB는 스마트폰 메인보드와 연결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터치스크린(TSP) 패널이 원활히 작동하도록 전기적 신호를 전달한다. 애플은 신제품 '아이폰X(텐)'에 RFPCB를 적용했다.
스마트폰 카메라 핵심 트렌드는 듀얼카메라로 옮겨졌다. 세계에서 스마트폰 출하량이 가장 많은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8에 처음으로 듀얼카메라를 채택했다. 이후 갤럭시A 시리즈와 S 시리즈 등 플래그십 스마트폰부터 중급 스마트폰까지 듀얼카메라 채택 확대를 예고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신제품 스마트폰 30% 이상에 듀얼카메라를 탑재하는 전략을 완성했다. 스마트폰 광학 부품 제조업체는 생산 공정을 재정비하며 양산 채비를 마쳤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듀얼카메라 확대 속도는 가파르다. 시장조사업체 TSR에 따르면 스마트폰 듀얼카메라 채택률은 올해 16%에서 내년 25%, 2020년 34%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배터리는 다각형으로 진화
스마트폰 배터리 분야에서는 '프리폼(Free Form)'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프리폼 배터리는 직사각형이나 원통형 모양에서 탈피, 형태가 자유로운 배터리를 뜻한다.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해 사용시간을 늘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올해 출시되는 아이폰 신제품에 탑재되는 배터리는 알파벳 L자 형태가 될 전망이다. 최근 출시된 '아이폰X'의 L자 형태 배터리가 리튬폴리머 배터리 2개를 가로·세로로 붙여서 L자로 구현한 '듀얼셀' 방식이었다면, 올해부터는 하나의 배터리 셀로 L자 형태를 구현하는 것이 가장 큰 차이다.
이렇게 되면 두 개의 배터리 셀을 연결하는 구조물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용량을 늘리면서도 부피와 무게를 줄일 수 있다. 애플 전문 분석가인 밍치 궈 KGI시큐리티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출시되는 5.8인치 아이폰 배터리 용량은 2900~3000mAh 수준으로 아이폰X(2716mAh)보다 10%가량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이폰에 L자형 배터리 탑재가 가능해진 이유는 부품 집적 기술이 발전하면서 기존 기판으로 채워져 있던 공간을 활용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애플은 아이폰8 시리즈부터 메인기판으로 기존 고밀도다층기판(HDI) 대신 SLP(Substrate Like PCB)를 도입했다. SLP는 HDI 대비 집적도가 높아 기존보다 차지하는 PCB 부피를 줄일 수 있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내년 출시하는 아이폰 3개 모델 중 최소 2개 모델에 L자형 배터리를 탑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와 마찬가지로 OLED 모델에는 L자형 배터리가, LCD 모델에는 직사각형 배터리가 탑재될 가능성이 높다.
<표>L자형 배터리 관련 최근 투자·수주 내역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정현정 배터리/부품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