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가 보유한 농업 유전자원 활용성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원별 특성과 목적을 체계적으로 분석하지 않기 때문이다. 미래 식량자원 확보, 농생명 바이오 소재 산업 활용을 위해 단순 저장이 아닌 형질분석 투자가 요구된다.
12일 연구기관에 따르면 농업유전자원센터가 보유한 농업유전자원은 9584종 27만2626개에 달한다. 보유량만 따지면 세계 5위다.

보유자원은 식물이 전체 91%가 넘는 24만9916개다. 뒤를 이어 미생물 2만2335자원, 곤충이 375자원이 있다.
유전자원은 종자나 균주 등 후대에도 지속 이용 가능한 자원을 뜻한다. 석유, 가스 등 한 번 쓰고 소진되는 자원이 아니라 자기 특성이 후대에 걸쳐 이어져 지속적으로 활용한다. 식량자원은 물론 에너지, 헬스케어 등 다양한 산업 소재로 활용 폭이 넓다.
우리나라는 미국, 일본 등에 이어 세계 5위 농업유전자원 보유국이다. 품종개량 등 연구목적으로 연간 1만5000~2만 자원을 분양한다.
보유, 분양 수는 많지만 효율성은 떨어진다. 연구나 상업화를 목적으로 바로 쓸 만한 정보가 부족한 탓이다.

농업유전자원은 보유량보다 '유용형질 특성'이 가치 있다. 유전자원 고유 특성을 분석한 결과 값을 의미한다. 선진국은 특정 품종에 대한 생산능력, 맛, 모양, 병충해 극복 등 필요 형질 분석값을 데이터베이스(DB)화해 민간에 공개한다. 품종을 개량하거나 천연물 신약후보물질 발굴 등 다양한 연구에 밑바탕이 된다. 시행착오, 비용부담을 줄이면서 상업용이나 연구목적으로 바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중요성이 커진다.
농업유전자원센터가 보유한 27만여 유전자원 중 유전형질 특성평가를 마친 것은 전체 16%인 4만3000여종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작년(4%)과 비교해 10% 이상 향상된 수치다. 유전자원 84%는 고유 특징 분석도 하지 않은 채 단순 보관만 하는 셈이다.

유용형질 특성 평가는 품종을 키우면서 고유 특성을 확인해야 한다. 농업유전자원센터를 제외하고 국내에서 대규모 유전형질 특성 평가가 가능한 설비는 없다. 센터 역시 규모, 인력, 예산 등 한계로 27만여개에 달하는 유전자원 분석을 모두 감당하기 어렵다.
쓸 만한 농업 연구자원 부족은 농업경쟁력은 물론 성장 잠재력이 큰 농생명 바이오산업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기후, 소비패턴 변화로 농업은 민첩한 변화가 요구된다. 육종 수요가 커지지만 연구를 뒷받침할 데이터가 부족하다.
강성택 단국대 식량생명공학과 교수는 “재료(농업유전자원)가 우수해야 결과물도 좋은데, 우수한 재료를 발굴하는 과정이 유용형질 특성 평가”라면서 “연구 활성화, 우수성과 도출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예산을 확대하고 정부, 학계가 손잡고 품종 특성을 파악하는 프로젝트를 구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석영 농업유전자원센터장은 “현재까지 농업유전자원은 인간이 섭취하는 에너지 개념이었지만, 이제는 건강을 증진하는 헬스케어 소재로 거듭난다”면서 “원예, 약용 식물을 중심으로 유용형질 특성 평가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