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기업, 그들은 한국에 무엇인가]<3>세계는 조세 회피와 전쟁 중…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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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로고<전자신문DB>

한국에서 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 글로벌 기업 상당수가 매출 공개도 거부하는 상황이지만 세계 각국은 글로벌 기업의 조세 회피를 막기 위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조세 회피에 가장 강력하게 대응하는 곳은 유럽연합(EU)이다. 최근 애플이 내년부터 아일랜드에서 미납한 130억유로(약 16조7000억원)의 세금을 납부하기로 합의하면서 행보에 탄력이 붙는 모양새다. EU 집행위원회는 애플을 포함한 거대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회원국의 도움이나 묵인으로 막대한 금액을 탈세했다며 3년 동안 조사를 벌였다. 유럽 대표 조세회피처인 아일랜드로부터 1991∼2007년 18년 동안 0.005∼1.000%에 불과한 법인소득세율 특혜를 받았다고 판단했다.

세제 개편도 추진한다. 지난 9월 EU 재무장관들이 모인 자리에서는 이익이 아니라 매출에 일정 비율의 세금을 매기는 '형평세' 도입을 논의했다. 조세 회피 기법에 따라 손쉽게 다른 나라로 이전되는 이익이 아니라 고정된 매출에 세금을 매기겠다는 것이다. 형평세는 기존의 과세 원칙을 깨는 지난한 작업이었지만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10개국의 지지를 받았다. 이탈리아 상원은 내년 7월부터 형평세 부과 방안을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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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로고<전자신문DB>

글로벌 기업은 한국에서 매출 공개를 거부하며 요지부동이면서도 해외에선 매출을 공개하는 사례도 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미국과 영국 매출, 아마존은 미국·일본·독일·영국에서의 매출 상황을 각각 공개한다.

이 같은 결과는 거저 얻어진 게 아니다. 일본은 세금 부과 근거가 되는 고정사업장 개념을 확장하는 등 글로벌 기업의 조세 회피 잡기에 공을 들였다. 일본 과세 당국은 2009년에 아마존 일본법인이 2003~2005년 3개년 동안 세금 1억1900만달러(약 1290억원)를 미납했다고 주장했다. 고정사업장인 서버가 없어도 실제로 서비스를 일본에서 운영한다면 고정사업장이 있다고 봐야 한다는 논리를 적용했다. 2015년에는 일본지방법원이 미국 온라인 소매업자가 일본에 보유한 창고를 고정사업장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영국은 2015년 4월부터 '우회이익세'를 도입하며 구글세를 처음 법제화했다. 글로벌 기업이 자국 내 경제 활동에서 얻은 이익을 국외에 이전할 때 수익의 25%를 세금으로 매기는 내용이다. 영국 국세청은 이 제도로 지난해 1월 구글에 세금 1억3000만파운드(약 1858억원)를 추징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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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로고<전자신문DB>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