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기술탈취 대책, 되레 판로개척 막는 규제로 작용할 수도”

중소벤처기업부의 중소기업 기술탈취 근절 대책이 외려 중소기업의 인력 수급과 판로 개척을 막는 규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불거진다. 지나치게 넓은 중소기업 기술 범위를 정비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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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장관이 지난달 23일 취임 이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기자실을 방문해 브리핑하고 있다. 이날 홍 장관은 취임 후 첫 과제로 '중소기업 기술탈취' 근절을 내걸었다.

홍익표, 박정, 권칠승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과 중기부 등 정부 관계 부처는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중소기업 기술탈취 근절 간담회'를 열어 종합 대책 마련을 위한 대책을 수렴했다. 조만간 정부 합동으로 선보일 중소기업 기술탈취 종합대책의 법률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각 부처와 법조계 관계자들은 중소기업 기술보호를 위한 근본 대책 마련에 동의하면서도 각종 부작용이 발생할 것을 우려했다.

최승재 세종대 교수는 “중소기업기술보호법이 정의하고 있는 '중소기업기술'의 범위가 지나치게 모호해 명확성을 저해할 수 있다”며 “침해된 기술의 공지 여부, 영업비밀 여부와 상관없이 중소기업기술이기만 하면 중기부 장관이 시정명령을 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은 오히려 기술탈취 분쟁을 증가시켜 건전한 거래질서를 교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현행 중소기업기술보호법에는 중소기업기술을 '중소기업자가 직접 생산하거나 생산할 예정인 제품 또는 용역의 개발·생산·보급 및 사용에 필요한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기술 또는 경영상의 정보'로 정의하고 있다.

중소기업기술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 실질적인 행정 조치가 이뤄지기 어렵고 수년간 구축된 지식재산보호체계도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산업부, 공정위 등 관계 부처에서도 중소기업기술의 모호한 기준이 법률 구속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종주 산업부 산업기술시장과장은 “산업기술을 보호하기 위해 도입한 산업기술보호법도 정의가 명확하지 못하단 이유로 헌법재판소로부터 위헌 판결을 받은 바 있다”며 “중소기업기술에 대한 정의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배석희 중기부 기술협력보호과장은 “중소기업 기술탈취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관련 부처가 힘을 합쳐야 한다는 사실을 체감하고 있다”며 “의견 수렴을 거쳐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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