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제주2공항 입지 선정 타당성 재조사 요구 전격 수용

정부가 제주 제2공항 입지 선정 타당성 재조사를 해달라는 주민의 요구를 전격 수용해, 타당성조사에 대한 검증작업에 착수한다. 이해관계자 반대로 정부가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타당성을 재조사하는 것은 처음이다.

원전 공론화 이후 모든 사업을 논의를 통해 투명하게 처리한다는 문재인 정부의 의지가 반영됐다. 주민·환경단체 반대로 공전하고 있는 제2공항 건설 문제가 실마리를 찾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토교통부는 5일 성산지역을 제주 제2공항으로 선정한 근거가 되는 타당성조사의 문제점을 살피는 재조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제주공항은 단일 활주로 기준 세계 2위 혼잡 공항일 정도로 혼잡도가 심각하다. 활주로 포화로 지난 추석연휴에는 항공기 간 충돌 위험이 있었다. 정부는 공항 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해 2014년 12월부터 1년 동안 항공대·유신·국토연구원을 통해 입지선정 타당성 조사를 실시했다.

당시 입지 선정 기준은 공개했으나, 입지 선정 과정은 비공개로 이뤄졌다. 주민의 반발을 샀다. 지난해 KDI 예비타당성조사에서 편익비용(B/C) 1.23을 얻어 신공항 건설 추진이 결정됐으나 주민의 극심한 반대로 기본계획도 수립하지 못한 상태다.

정부는 제주 제 2공항 입지 선정을 둘러싼 의혹을 해소하고, 반대 의견을 설득하기 위해 주민의 타당성재조사 요구를 수용키로 했다.

타당성 조사 용역을 원점에서부터 시작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고 예산도 부족하다는 문제 때문에 기존 타당성조사의 오류를 검증하는 형태로 '재조사'를 수행하기로 했다.

검토위원회는 주민·시민단체가 추천하는 전문가 5인과 국토부가 추천하는 5인으로 구성된다. 국토부는 연내 타당성 연구를 수행할 업체 모집 공고를 낸다. 내년 2월 경 업체를 선정하고 3개월에 걸쳐 재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용역업체는 공정성을 위해 기존 용역을 담당했던 업체를 배제하고 선정한다. 용역이 시작되면 기존 타당성 조사의 핵심 데이터 오류를 중심으로 검증한다.

재조사에도 입지가 성산지역으로 결정되면 국토부는 제2공항 건설을 위한 기본계획을 1년 동안 수립하고 2~3년 동안 첨단 기법을 동원해 설계한다. 주민 보상은 설계이후 이뤄진다.

구본환 국토부 항공실장은 “큰 틀에서 반대 주민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했으며 추진 과정에서도 주민과 의견 조율을 거쳐 정책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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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공항

<제주 제2공항 건설 사업 추진 경위>

제주 제2공항 건설 사업 추진 경위

문보경 산업정책부(세종)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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