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드라이브]BMW 3세대 '뉴 X3'…더 빠르고 안락해졌다

BMW는 '달리는 즐거움'을 표방하는 브랜드다. 수십 년째 '진정한 운전의 즐거움(Sheer Driving Pleasure)'을 마케팅 슬로건으로 사용하고 있을 정도다. 이런 정체성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서도 이어진다.

잘 달리는 스포츠 세단으로 명성을 얻던 BMW가 3시리즈급 SUV 'X3'를 내놓은 건 2003년이다. 역동적인 주행성능에 실용성을 가미한 X3는 현재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160만대 이상 팔려 나가며 BMW 성장을 견인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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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뉴 X3 주행 모습.

X3가 풀체인지(완전변경)를 거쳐 3세대로 진화했다. 뉴 X3는 더 강력한 주행성능과 완성도를 높인 디자인, 다양한 안전·편의사양을 겸비한 것이 특징이다. 서울 성수동에서 여주 세종천문대를 왕복하는 약 170㎞ 구간에서 새로운 뉴 X3를 시승했다.

외관은 전 세대보다 훨씬 날렵해진 인상이다. 차체 크기는 전장 4710㎜, 전폭 1890㎜, 전고 1670㎜, 축간거리 2864㎜로 기존 세대와 비슷하지만, 길어진 보닛과 짧은 오버행(앞범퍼와 앞바퀴 간 거리)으로 안정적인 비율을 실현했다. BMW를 상징하는 전면 키드니 그릴을 더 키웠고, 육각형 모양 어댑티브 LED 헤드램프와 입체감을 강조한 LED 리어램프가 한결 세련된 이미지를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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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뉴 X3 실내 모습.

실내는 기존 세대보다 한층 고급스러운 느낌이다. 가죽과 플라스틱 등 실내를 감싼 소재가 한층 매끄러워졌고, 마감 품질도 훌륭한 편이다. 새롭게 선보이는 전자동 공조장치는 운전석과 조수석, 뒷좌석 간 온도를 개별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뉴 5시리즈 등 상위 모델을 통해 먼저 선보였던 디스플레이 키와 스마트폰 무선 충전 기능도 매력적이다.

뒷좌석에 앉아 봤다. 레버를 당기면 시트 각도를 전방 5도, 후방 6도까지 조절할 수 있어 세단보다 훨씬 편안한 자세를 취할 수 있다. 창문에는 고급 세단처럼 블라인드를 장착해 햇빛을 차단할 수 있다. 트렁크 적재 공간은 550리터로, 뒷좌석을 접으면 1600리터를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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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뉴 X3 주행 모습.

시승차는 뉴 X3 라인업 중 최상위 모델인 xDrive30d로, 3.0리터 직렬 6기통 트윈파워 터보 디젤 엔진과 스텝트로닉 8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했다. BMW가 자랑하는 인텔리전트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 xDrive를 장착해 네 바퀴에 동력을 배분한다.

시동 버튼을 누르면 약간의 미동만 느껴질 뿐, 실내는 고요하다. 디젤 엔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정숙성은 합격점이다. 도심 주행에서는 넉넉한 힘을 바탕으로 안락한 승차감을 보인다. 최고출력은 265마력, 최대토크는 63.3㎏·m에 이른다.

고속도로에 진입해 가속 페달을 힘껏 밟자 BMW다운 면모를 보여준다. 60㎏·m 이상의 토크가 2000~2500rpm 구간에서 빠르게 퍼지며, 디젤 엔진 특유의 넘치는 가속감을 체감할 수 있다. 2톤(1970㎏)에 가까운 무게를 지녔지만, 정지 상태에서 100㎞/h 도달 시간이 5.8초 수준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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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뉴 X3 오프로드 주행 모습.

고속 구간에서 느껴지는 묵직한 안정감은 스포츠 세단 부럽지 않다. 제원상 최고속도는 240㎞/h다. 급격한 코너도 깔끔하게 돌아 나간다. 스포츠 서스펜션은 급출발이나 급정거에도 차체를 쏠림 없이 잘 잡아준다.

시승 목적지인 세종천문대에 도착해 주변 오프로드(비포장도로)를 달려봤다. 미끄러운 돌이 가득한 강가와 모랫길 등 불규칙한 노면에서 뉴 X3는 사륜구동 모델답게 구동력을 네 바퀴에 배분하며 흐트러짐 없는 모습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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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뉴 X3 오프로드 주행 모습.

도심과 고속도로, 국도를 달린 후 얻은 연비는 리터당 11㎞로, 공인 복합연비(11.3㎞)와 비슷했다. 최근 출시된 동급 디젤 SUV과 비교하면 조금 아쉬운 수치다. 뉴 X3는 사양에 따라 6580만~8360만원에 판매된다. 이날 시승한 최상위 모델 뉴 X3 xDrive30d M 스포츠 패키지는 8360만원이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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