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MOOC로 교육의 미래 밝힌다

아시아와 유럽의 교육 수장이 협력해 대규모온라인공개강좌(MOOC·무크)로 교육의 미래를 밝힌다. 각국 수장은 청년 고용 증진과 아시아-유럽 간 인력 교류 촉진을 위해 '무크 이니셔티브'를 핵심 실천 과제로 내놓는다. 무크는 온라인을 기반으로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수준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로 각광받고 있다. 무크를 통해 평생교육 수준을 한 단계 높인다는 구상이다.

'제6차 아시아·유럽회의(ASEM·아셈) 교육장관회의'가 21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18개국 교육 장·차관을 포함해 아셈 회원국 53개국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막했다.

53개국 교육 수장들이 정책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새로운 교육 플랫폼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처음이다. 산업혁명 이후 바뀌지 않았던 교실과 교육의 형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세계 최대 지역간 협의체임에도 다른 협의체에 비해 교류가 적었던 아셈은 교육장관회의를 통해 교육 협력을 통한 지역 교류와 협력을 추구했다. 6차 회의는 무크를 통해 교육에 대한 각국의 고민을 해결함과 동시에, 이를 위한 네트워크 구성으로 두 권역의 교류를 확대시켜나가겠다는 뜻이 담겼다.

◇'무크 이니셔티브', 무엇을 담나?

22일 실천 과제로 발표될 '아셈 무크 이니셔티브'는 아시아와 유럽 간 무크 공동 콘텐츠 개발이 핵심이다. 아시아와 유럽의 무크 플랫폼을 활용, 청년 고용과 인류 교류 증진에 기여할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전문가협의체를 구성, 관계자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아시아-유럽 간 무크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아시아와 유럽이 교육 협력을 지속할 수 있는 채널이 확보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협력을 계기로 나라마다, 공급자마다 제각각인 무크 품질 관리를 위한 기준 마련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6차 회의에서는 의장선언문과 함께 아셈 교육장관회의 개최 10년을 기념해 교육 협력 미래 10년 비전을 제시하는 서울 선언이 발표된다.

서울 선언은 아시아-유럽 간 교육 협력 발전의 주도 역할을 위해 아셈 교육 협력 10년의 비전을 제시하는 최초의 장관 선언문이다. 서울 선언은 이번 회의 의제인 청년 고용 증진, 인력 교류 확대·촉진과 함께 교육 분야에서 정보통신기술(ICT)을 적극 활용한다는 내용을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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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EM 교육장관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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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무크인가?

아셈 장관회의가 '무크'를 선택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무크는 2012년 미국을 시작으로 활성화된 온라인 교육 플랫폼이다. 유명 대학의 강좌로 출발해 직업교육을 비롯한 다양한 교육 분야로 급속히 확대되는 추세다. 최근 무크는 단순히 웹에 접속해서 온라인으로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들을 수 있는 온라인 동영상 강의를 넘어 학습자와 교수자 양방향으로 학습하는 수준까지 올라갔다. 학습자 주도형 교육의 한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수천만 명에 달하는 사용자를 자랑하는 미국 무크 기업의 성장은 무크에 대한 학습자의 높은 기대를 보여준다. 미국 코세라는 사용자가 2500만 명이 넘는다. 맞춤형 강좌도 수백개다.

무크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여는 대표적인 교육 형태로 주목받고 있다. 교사가 학생을 획일적으로 가르치는 산업혁명식 교육에서 벗어나기 위해 많은 교육전문가가 새로운 형태를 고민한다. 이 가운데 개인 맞춤형 학습 플랫폼으로 실제 자리를 잡은 것은 무크 정도다.

아셈 장관회의는 4차 산업혁명 시대 교육으로 틀을 바꿔가기 위해 하나의 플랫폼인 무크에 주목했다. 지난 해 아셈의 '울란바토르 선언' 영향도 받았다. 아셈 회원국은 울란바토르 선언을 통해 아시아-유럽 간 연계성(connectivity)을 강화하고 전 분야에서 실질적인(tangible) 결과물을 도출하자는 의견을 모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 교육을 구체화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아셈 장관회의가 무크 이니셔티브를 선언한 이유다.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이번 장관회의가 지난 10년 동안 아시아와 유럽의 상호 이해 및 공감의 폭을 넓혀 온 아셈 교육 협력의 향후 10년 방향과 비전을 수립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시아-유럽 무크 협력 과제는

미국 대표적인 무크 플랫폼 이용자는 미국을 넘어서 전 세계에 퍼져있다. 17세 인도 청년이 무크를 통해 MIT 수업을 듣고 입학했다는 일화도 유명하다. 컴퓨터 관련 기술을 배우기 위해 미국 무크 사이트를 찾는 국내 학생도 많다.

무크에서는 이미 지역 장벽이 사라졌지만 지역적 수요도 분명히 존재한다. 한국을 예로 들면, 강점을 보이는 IT 실무 강좌를 유럽 학생과 공유하는 게 가능하다. 한류를 이용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만들 수도 있다. 이미 무크 콘텐츠는 기술 위주에서 예술·경제·철학 등 사회 전반으로 확대됐다. 대규모 공개 강좌가 의미있기 위해서는 수요가 많은 콘텐츠를 우선적으로 발굴하는 게 필요하다.

규제 장벽은 허물어야 한다. 국내 무크만 해도 대학 틀에 갇혀있어, 언어 문제를 차치하고서라도 해외에서 이용하기 어렵다. 수업을 듣고 활용할 방법도 없다. 교육 협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권역을 벗어나서도 수료증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광세 에듀테크산업협회 이사는 “한류와 교육에 대한 융합 수요가 많지만 여러 규제 때문에 활성화되기 힘들다”면서 “권역을 벗어날 수 있기 위해서는 아셈 회원국이 국가별 규제를 점검,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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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보경 산업정책부(세종)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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