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 간 골이 깊었던 사드 갈등이 해빙 무드로 접어들면서 유통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백화점과 면세점을 비롯한 유통업체들은 최근 '한·중 관계 복원' 발표에 힘입어 중국을 겨냥한 홍보 활동과 각종 행사 등 한동안 중단됐던 대(對) 중국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6일 한국공항공사와 면세점업계에 따르면 제주국제공항 면세점 사업권 입찰 마감 결과 롯데면세점, 호텔신라, 신세계디에프 등 3곳이 참여했다. 면세점업계 '빅3' 업체가 모두 참여하며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기존 운영자인 한화갤러리아는 사드 사태 장기화에 따라 적자 폭을 좁히지 못해 사업권을 반납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입찰에는 기존에 정해진 임대료를 내는 정액제에서 매출에 따라 달라지는 연동제로 임대료 조건이 바껴 매력적인 점포로 부각됐다. 제주공항 면세점에 이어 오는 20일 예정된 코엑스점 입찰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중국인 관광객 발길이 끊긴 탓에 개장을 1년 연기했던 신세계면세점, 탑시티면세점, 현대백화점면세점 등 신규면세점들은 오픈 시기 조율에 나섰다. 신세계와 탑시티는 올 연말까지인 개장 시기를 2018년 12월26일까지, 현대는 2019년 1월26일까지로 연기한 바 있다. 하지만 사드 갈등이 봉합 수순에 들어간 만큼 개장 시기를 앞당겨 시장 선점과 점유율 확대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이들 면세점을 인테리어 리뉴얼과 입점 브랜드 정비 등의 시간이 필요해 다소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면세점업계 뿐만 아니라 백화점, 대형마트 등도 한중관계 개선을 반기고 있다. 이들 유통업체들도 중국인 관광객 매출이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 온라인 종합쇼핑몰 현대H몰은 광군제를 앞두고 역직구 사이트 '글로벌H몰' 강화에 적극 나섰다. 지난해 기준으로 광군제 기간 글로벌H몰 매출이 연간 매출의 20%에 달할 정도로 판매가 집중됐기 때문이다. 현대H몰은 브랜드 인지도와 매출 확대를 위해 판매 채널을 확대하는가 하면 외국인 유학생을 통한 글로벌H몰의 해외 현지 홍보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마트몰은 중국 티몰을 통해 광군제에 참여한다. 올해는 헤어케어 상품을 비롯해 전기밥솥 등 가전제품, 패션 잡화, 화장품 등 500여 품목을 최대 50% 싸게 판매할 예정이다. 이베이코리아에서 운영하는 G마켓 글로벌샵은 광군제 기간을 맞아 12일까지 '메가G' 할인 행사를 열고 100여개 핫딜 상품과 할인쿠폰, 배송비할인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사드 해빙기에 대비해 지난해 프로모션에 비해 딜 상품을 30% 가량 늘렸다.
사드보복으로 6000억원이 넘는 피해를 입은 롯데마트 역시 한중관계 해빙모드에 매각 작업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중국 정부의 눈치를 보던 기업들이 한중 사드 합의 이후 매각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현지 매각협상 분위기가 더 유리해졌기 때문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기업이 감당하기 힘든 손실과 피해를 입은것이 사실이지만 중국과의 우호적인 관계 개선이 반드시 있을 것이라 믿고 있었다”며 “이번 협의로 롯데를 포함한 기업들의 활발한 활동이 재개되기를 기대하며 경영 정상화를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기존 롯데마트 매각건은 이미 진전돼 온 사항으로 변동 없이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