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이익배분제에 참여하는 대기업에는 정부가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법안이 마련된다. 또 물품제조나 사업을 맡긴 중소기업이 발주 대기업으로부터 어음이 아닌 현금 결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도 제안됐다. 대·중소기업 상생 협력에 탄력을 붙게 할 법안이 잇달아 발의되고 있다.
5일 국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금까지 발의된 대·중소기업 상생 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 법률안은 모두 9건에 이른다. 홍의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달 중순께 발의를 위해 준비하고 있는 것까지 합치면 10개다.
이들 법안의 골자는 중소기업 이익 시현과 사업 영역 보호다. 같은 당의 박재호 의원이 대표 발의한 상생법 개정안은 중소기업의 어음 부도를 막는 상생 결제가 핵심이다. 법안에 따르면 상생 결제는 물품 제조 등 사업 위탁에 따른 납품 대금을 어음이 아닌 현금으로 결제하는 것이 목적이다. 금융기관 상환청구권이 제한된 외상매출채권을 발행하고 만기일에 결제 대금 예치 계좌에서 현금을 인출, 상환해서 납품 대금을 결제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상생 결제를 도입한 기업을 포상하고 세제를 지원하도록 관련 조항을 마련했다.
박 의원 측에 따르면 이 법안은 상생 결제 정의 조항을 신설하고 사업 일부를 재위탁받는 수탁 기업에 현금으로 납품 대금을 지급토록 하는 근거가 된다.
박 의원은 “상생 결제의 법률 근거가 부족해서 보급·확산이 어렵고, 여전히 많은 수탁 기업이 자금상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결제 대금을 안정된 현금으로 지급, 어음 부도로 인한 연쇄 도산을 방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등장한 협력이익배분제 관련 법안도 준비하고 있다. 협력이익배분제는 대기업이 협력업체와 이익을 나누는 개념이다. 정부가 7월 발표한 100대 국정 과제에도 포함됐다.
홍의락 의원은 협력이익배분제 활성화를 위해 대기업 참여를 유도하는 내용을 담은 상생법 개정안을 이달 중순께 발의한다. 핵심은 대기업 인센티브다. 이익을 나누는 대기업에 정부 차원에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개념이다. 대기업의 사익 침해라는 협력이익배분제도의 단점을 보완했다.
홍 의원 측은 “협력이익배분제는 2011년 초과이익공유제로 출발해 6년 넘게 답보 상태에 있다”면서 “대기업에도 적당한 보상을 해 줌으로써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할 수 있도록 서둘러 제도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에서도 관련 법안 마련에 나섰다. 대기업 이익을 협력 중소기업과 공유하는 한국형 협력 이익 배분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법안 발의에 앞서 '대·중소기업 상생 발전 생태계 조성을 위한 협력 이익 배분제 도입 및 모델 개발' 연구 용역을 중소기업연구원에 맡겼다.
중기연구원은 대기업 판매 수입의 일정 몫을 협력사와 나누고, 사전에 합의된 목표 이익을 초과하거나 미달할 때 모두 공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업이 협력사 직원의 임금 인상액 일부를 지원하는 방식도 포함될 전망이다.
중기부는 올해 연구를 마치고 내년 상반기 중에 법제화한 뒤 시행 시기를 확정할 계획이다.
<표>대중소기업 상생협력 관련 주요 법안
<자료:국회 및 중기부>
유창선 성장기업부 기자 yuda@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