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창업 규제부터 풀어야

정부가 혁신 성장의 동력을 창업에서 만든다. 문재인 정부 처음으로 '혁신 창업 생태계 조성'을 골자로 한 창업 활성화 종합 청사진이 나왔다. 이번 창업 활성화 마스터플랜에는 혁신 모험펀드 확대 조성, 벤처확인제도의 민간 이양, 스톡옵션 비과세 특례 복원 등 굵직굵직한 사안이 많이 담겼다.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이나 창업한 지 얼마되지 않은 경영자 등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갈 전향 조치로 평가된다.

다만 창업 전 단계의 걸림돌인 법·제도 규제 개혁이 확실하게 약속되지 않은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크라우드펀딩 제한 완화, 벤처투자제도 통합 같은 규제 개선 방안이 담기긴 했지만 폭이 너무 좁다. 사실상 투자 부문의 규제 개선에만 국한되다시피했다. '완화' '최소화' 같은 단어를 쓰긴 했지만 이런 정도로 지금과 같은 창업 침체 환경을 풀 수 있을지 의문이 깊다.

기업 현장에선 “우리나라에선 4차 산업혁명 분야의 창업은 이미 물 건너갔다”란 말이 파다하다. 문재인 대통령도 후보 시절부터 이런 문제를 간파했다. 유세중 청년기업·스타트업 대표들을 만난 자리에선 “포지티브 방식 규제를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하겠다”는 약속까지 했다.

드론,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분야 창업을 하려 해도 겹겹이 둘러쳐진 관련 법과 시행령 등은 창업 의욕을 단번에 무너뜨리고 만다. 법 체계가 '하지 말라' 중심으로 짜여져 있기 때문이다. 공산당이 집권하고 있는 중국조차 '하지 말라고 명시된 것 이외엔 다 할 수 있다'로 가고 있는데 우리만 아직도 법이 존재하는 이유를 '금지'에서 찾는다. 이런 구조를 그대로 두고선 혁신 창업 관련 백약 처방은 무효할 뿐이다.

국가 안보, 국민 안전 이외엔 금지할 수 있는 어떤 것도 남겨 놓지 않는 규제 혁파가 창업 국가의 선결 과제다. 이런 근원 문제 해결 방안이 이번 로드맵에는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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