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3Q 실적 바닥 다지나…통상임금 충당금 1兆는 부담

현대자동차그룹이 3분기에서 실적 바닥을 칠 전망이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내수시장, 유럽, 신흥국에서 판매 호조를 보이면서 실적 반전 기회를 잡게 됐다. 또 올해 초부터 부진을 이어온 중국에서도 9월부터 판매량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기아차는 통상임금 소송에서 패소하면서 1조원에 달하는 충당금이 반영돼 영업적자가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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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그룹 본사

23일 금융정보업체 FN가이드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실적추정치 평균)에 따르면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등 현대차그룹 주요계열사는 3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한 46조6892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반면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1.7% 감소한 1조6242억원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률도 1.8%포인트 감소한 3.5%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3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한 23조2560억원, 영업이익도 10.9% 늘어난 1조185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내수시장과 유럽·신흥국 판매호조가 이어진 덕분이다. 특히 내수 시장에서는 전년 동기 대비 32.2% 증가한 17만3888대를 판매했다. 그랜저는 월 평균 1만대 이상 판매돼 내수 1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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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G70 측면 모습.

중국과 미국 시장에서는 부진이 지속됐다. 미국 시장에서는 3분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4% 이상 감소했다. 올해 초부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과 현지 업체 신장이 겹치면서 부진했던 중국 시장에서는 9월부터 판매회복세를 기록했다.

기아차 3분기 실적전망은 어둡다. 매출액은 2.8% 증가한 13조526억원이 예상됐지만 8월 31일 통상임금 1심 판결 결과로 1조원의 충당금을 매출원가에 반영돼 영업적자가 불가피하다. 기아차는 이후 이 충당금에 대한 지연이자비용으로 연간 약 1500억원이 영업외비용으로 반영될 전망이다. 또 중국 공장 가동률이 60~70% 선으로 손익분기점을 하회해 적자가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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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스팅어 ' 드림 에디션' .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아차가 인건비 추가 상승을 막기 위한 방안으로 잔업·특근을 중단·최소화 중이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어 이에 대한 노사합의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멕시코 공장 가동률이 상승하며 첫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 인센티브가 1770억원에 달하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는 현대·기아차 중국 공장 가동률이 여전히 낮아 모듈 부문 수익성이 전년 동기 대비 1.3% 포인트에 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3분기 현대·기아차 국내 공장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만5000대 늘었지만, 중국과 미국의 경우 각각 12만6000대, 4만5000대 줄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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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충정사업소 내부 모습.

이명훈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현대모비스 매출액이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겠지만, 영업이익은 기대 이하를 기록할 것”이라면서 “현대기아차 중국판매 회복과 3분기 실적을 통해 지난 2분기 실적이 최악이었음을 확인할 것으로 보이며 당분간 중국 회복세에 따른 주가반등이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현대위아는 차량부품부문에서 터보차저를 생산하는 서산1공장의 호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멕시코 공장에서도 기아차 생산이 늘어나며 손익분기점에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핵심품목인 누 엔진(1.8~2.0리터) 중국판매가 사드여파와 1.6리터 엔진 이하 세제혜택으로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다. 디젤 인기 저하로 서산2공장의 가동률 상승이 느린 것도 악재다.

현대차그룹, 3Q 실적 바닥 다지나…통상임금 충당금 1兆는 부담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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