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후보의 탈락
지난해엔 재작년 우승팀인 SK텔레콤이 예선 1차전에서 탈락하는 이변이 벌어졌다. 올해는 지난해 우승팀인 KT가 예선 2차전에서 LG유플러스에 발목을 잡혔다. 전후반을 1 대 1로 비긴 양팀은 승부차기에서 LG유플러스가 KT를 1골차로 물리쳤다. LG유플러스의 끈끈한 수비 조직력이 돋보였다. SK텔레콤도 예선 2차전에서 SK브로드밴드에 무릎을 꿇어 우승 후보인 KT와 SK텔레콤 모두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 본 게임보다 긴장감 높은 승부차기
전후반 20분식 총 40분간(예선, 본선은 60분) 승부를 가리지 못한 선수들은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예선 1차전에서 SK텔레콤과 세종텔레콤이, 2차전에서는 KT와 LG유플러스가 승부차기까지 가는 명승부를 펼쳤다. SK텔링크와 SK브로드밴드간 펼쳐진 준결승도 승부차기로 승자를 가렸다. 승부차기는 본 게임보다 긴장감이 고조된 상태에서 진행돼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선수들은 센터 라인에서 동료 선수의 슛 장면을 지켜보며 환호를 지르고 아쉬움을 삼켰다. 키커들은 골키퍼와 수싸움까지 하는 등 아마추어답지 않은 노련함과 킥 실력을 과시했다.
◇“우리 족구 안 해봤는데...”
예선 2차전에서 LG유플러스에 패한 KT 선수들은 “족구장으로 모이세요”라는 운영요원의 안내에 “우린 족구 해본 적 없는데”라며 씁쓸해했다. 지난해 우승팀이기도 한 KT는 12회 우승에 빛나는 전통의 강호로 결승진출 단골 팀이다. 대회 초중반 탈락팀을 위한 족구대회에는 참여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족구 시합이 낯설었던 것.
◇빠른 대회 진행 속도
올해 대회는 예년보다 빠른 경기 진행이 가능했다. 하남 종합운동장은 축구 경기장이 3개여서 3경기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오후 5시가 넘어 모든 일정이 마무리 됐다. 그러나 올해는 여러 차례 연장전에도 불구하고 4시30분경 폐회식을 마치는 등 전체적으로 빠르게 대회를 진행할 수 있었다.
◇안전 최우선 강조
SK브로드밴드-CJ오쇼핑, KBS-TBS, CBS-KT 간 첫 경기가 예정된 오전 8시20분이 됐지만 주심들은 경기 시작 휘슬을 불지 않았다. 대한축구협회 소속인 주심들은 선수 안전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의료진이 대기가 안 된 상태에서는 경기를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앰블런스를 탄 의료진이 도착한 후에야 정식 경기를 시작할 수 있었다.
방송통신인 축구대회는 친목 대회이지만 각사의 자존심 경쟁도 치열하다. 어깨싸움 등으로 크고 작은 부상이 발생할 수도 있어 주최 측도 안전을 최우선으로 강조하고 있다.
◇최적의 날씨 속에 펼쳐진 한마음 가족행사
대회 당일 아침 하남 종합운동장 최저기온은 8도까지 내려가서 제법 쌀쌀했지만 낮 기온은 19도까지 올라 최적의 날씨를 보였다. 청명한 하늘에 선선한 날씨, 따사로운 햇살 아래 참가 선수를 따라 나온 가족은 자전거와 킥보드 등을 타며 주말을 만끽했다.
아침 일찍부터 아빠 손을 잡고 나온 아이들은 별도로 마련된 '한마음 가족행사'에서 줄넘기, 미니 농구 슛 대회, 투호 놀이, 페이스 페인팅을 즐겼다. 운영진은 여자 아이들을 위한 색연필과 색칠놀이 등을 준비하는 등 세심함을 보였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