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미디어 제왕'으로 군림했던 새뮤얼 어빙 뉴하우스 2세가 1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의 자택에서 별세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향년 89세.
뉴하우스 유족은 성명에서 “그는 전 세계 최고의 잡지들을 출판하고, 디지털 플랫폼에서도 예외적인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을 무척 자랑스러워했다”고 추모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다소 생소한 이름이지만, 오늘날의 루퍼트 머독처럼 한때 거대한 미디어그룹을 거느렸던 인물이다.
그는 1927년 러시아계 유대인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샘 뉴하우스로부터 미디어업체 '어드번스 퍼블리케이션'을 물려받아 동생 새뮤얼 도널드와 함께 사업을 크게 확장했다.
미디어그룹 '콩데 나스트'(Conde Nast)를 40여년간 이끌면서 시사주간지 뉴요커, 연예전문지 베니티페어, 세계적 패션잡지 보그·글래머, 남성 패션 잡지인 GQ(지큐) 등을 거느렸다.
한때 콩데 나스트 산하의 일간지만 20개사를 웃돌았다고 AP통신은 전했다. 1980년대에는 출판사 랜덤하우스를 사들이면서 출판업계에도 진출했다.
대표적인 언론재벌이자 억만장자로 꼽혔다. 뉴하우스 형제는 1980~1990년대 경제전문 포천지가 선정하는 재산 순위 세계 10대 후보 리스트에 단골로 올랐다.
정보기술(IT)·금융 업종을 중심으로 부호 순위가 많이 바뀌기는 했지만, 여전히 미국의 100대 부호로 꼽힌다. 블룸버그는 최근 뉴하우스 일가의 자산가치를 127억달러(약 14조5000억원)로 추정했다고 UPI통신은 전했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