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Essence] '파격'의 시대, 당신의 마음은 안녕하십니까?

파격세일, 파격노출, 파격행보 등 '파격'이라는 단어가 일상적으로 들릴 만큼 최근 우리 사회에서는 분야를 가리지 않고 파격적인 일들이 자주 일어난다. 다방면에서 일어나는 파격은 혁신의 전초단계라는 긍정요소를 갖고 있지만 잦은 파격에 따른 불안감과 편협성을 만들 수 있다는 우려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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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파격이라는 말이 주는 힘과 의의, 긍정적인 파격의 시대를 살기 위한 우리의 시각은 어때야 할까? 이번 주 '컬처 에센스(Culture Essence)'에서는 최근 이어지는 파격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과 의의를 알아본다.

◇'고정관념 탈피' 파격, ICT·개인화 힘입어 사회접근 폭 넓혀

'파격(破格, irregularity)'의 원 의미는 '일정한 격식을 깨트린다'는 말로, 관습이나 고정관념 등을 벗어난 전혀 새로운 감각을 제공하는 일련의 행위나 사물들을 의미한다.

예로는 '역성혁명'이라 불리는 새 왕조의 건설이나 1·2차 세계대전 등의 역사적 사건, 만유인력의 법칙이나 상대성이론 등의 과학이론, 필라멘트 전구·자동차·전화 등의 등장 같은 급작스러운 변화를 일으킨 일뿐만 아니라 고대-중세-르네상스-바로크-고전-낭만-현대로 이어지는 음악과 문학계통에서 볼 수 있는 자연스러운 사조의 변화 등이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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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나 문화, 과학에서 볼 수 있는 파격의 행보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꾸준히 이어져 왔다. 국내에서는 과거역사 뿐만 아니라 최근의 K팝한류와 같은 문화영역이나 광화문 촛불집회 등의 정치이슈 등에서도 파격의 모습이 나타난다. 사진은 최근 호주에서 열린 KCON2017의 한 장면. (사진=CJ E&M 제공)

국내에서는 과거 역사뿐만 아니라 1960년대 미니스커트부터 최근 K팝 한류문화까지 이어지는 문화영역, 1987년 6·29선언 이후 본격화된 대통령 직선제와 최근의 광화문 촛불집회 같은 정치이슈 등 다수의 분야에서 파격을 확인할 수 있다.

파격은 다양한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찰나의 변화를 시작으로 다수의 대중은 물론 사회구조나 의식을 발전시켜 왔다. 물론 여기에는 반대세력이나 의식에 대한 적응과 융화, 변화 등의 시간이 상당수 필요했다. 최근에는 이런 파격의 행보가 더욱 잦아지고 보다 넓은 범위로 발생하는 이례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는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정보통신기술(ICT)과 개인화 현상이라는 요소가 숨어 있다. 먼저 ICT는 현재 사람의 고정관념과 상식을 깨는 파격의 산물임과 동시에 급속도로 발전할 수 있는 과학의 산물로, 파격의 시점이나 범위마저도 빠르고 넓게 바꿔나갈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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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과 4G 무선인터넷 등 ICT기술은 1인 미디어(MCN)와 소셜채널이라는 파격적인 소통을 불러오는 것은 물론, 파격의 시점와 범위마저도 뒤바꿔놓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일례로 스마트폰과 4G 무선인터넷에 근거해 등장한 '1인 미디어(MCN)'는 양방향 소통이라는 파격적 테마로 불과 몇 년 만에 전 산업계와 대중을 아우르는 파격의 산물로 자리 잡았다. 또 1인 미디어와 함께 등장한 소셜채널은 특유의 실시간 소통성을 기반으로 한 대중응집력으로 정치·경제·사회 전반을 일시에 변혁시킬 수 있는 파격적인 힘을 드러냈다. 최근 주목을 받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인 인공지능(AI), 가상·증강현실(VR), 드론, 클라우드, 3D프린팅 등도 삽시간에 기술계를 점령한 것은 물론 우리 생활과 사회전반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새로운 시대의 산물이자 파격의 주체로서 손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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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기술의 발전과 분화로 나타난 개인화 현상은 공동체 사회구조에서는 생각해낼 수 없는 파격을 일으킬만한 개성과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기반을 조성내며 파격의 종류와 규모를 넓혀나가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개인화 현상은 농업에서 공업, 서비스산업으로 주력 생산기반의 변화로 인해 공동체 사회에서 분화한 사회형태로, 사회질서 유지와 안정적 운영을 최우선으로 하는 공동체 사회구조에서는 생각해낼 수 없는 파격을 일으킬만한 개성과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기반을 조성했다. 이런 개인화 사회구조는 다양한 사회구성원들의 의견을 전제로 파격의 종류와 규모를 넓혀나가고 있다.

사회문화계 관계자는 “파격은 기존 상식을 탈피한 전혀 새로운 개념을 일컫는 말로, 기술적 측면은 물론 사회전반의 모든 것을 변화시킬만한 힘의 원천이라고도 볼 수 있다”면서 “특히 IT가 급속도로 발전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다양하고 폭넓은 규모의 파격이 일상화되다시피 하면서 우리의 삶을 한층 더 발전시키는 근간을 만들어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파격'의 시대 21세기, 포지티브적 관념정립·다양성 인정으로 안정감 갖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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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파격이 주는 '불감증'으로 인한 사회 공통규범 또는 질서파괴의 우려 등은 파격의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생각해봐야할 숙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파격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통괄하는 사회 혁신 시초이자 기반으로, ICT와 개인화 현상에 힘입어 파급의 주기와 파급범위가 확대됐다. 사회문화계 일각에서는 넓은 범위에 걸쳐서 진행되는 잦은 파격은 풍부하고 다양한 인간의 권리와 기술을 제공하는 장점이 있는 반면, 치명적 단점을 갖고 있다며 우려를 보인다.

그들이 말하는 가장 큰 단점은 잦은 파격으로 생기는 소위 '불감증'으로 인해 현실과 가상세계 전반의 사회적 공통규범과 질서를 파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일련의 파격들은 불합리한 고정관념을 타파하고 유연한 사고를 제공했다. 하지만 합리적 관념이나 사상, 제도 등에도 충격을 가하면서 뚜렷한 중점이 사라지고 각 개인의 일방적 생각이 마치 절대적인 진리인 듯 자리 잡으며 아노미현상(사회적 무규범 상태)을 유도하는 역기능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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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파격이 주는 사회 공통규범 혼란은 개인자유추구의 심리가 극도로 자극해 강력범죄가 증가시키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일례로 절도·마약·횡령·살인·학교폭력 등 강력범죄가 최근 들어 더욱 많이 비춰지고 있는 점은 사건을 접하는 채널이 넓어진 것뿐만 아니라, 잦은 파격이 가져온 사회 공통규범의 혼란이 개인자유 추구심리를 극도로 자극한 것도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한다. 소위 정신과 진료, 음주 등의 이유로 범죄사실을 모르쇠로 일관함은 물론 수십억 원의 횡령 이후에도 무조건 타인의 탓으로만 돌리는 범죄자들의 행동들은 경악을 금치 못할 정도의 파격을 초래함과 동시에 유사사건 단초로서도 작용한 사례가 적지 않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또 말과 글 등의 언어나 문화에 미친 파격은 개성존중과 다양성을 부가하면서 발전적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제공했지만, 세대 간 소통단절은 물론 퇴폐적 문화까지 이끌어내는 데 역할을 한 것도 있다. 흔히 젊은 세대나 청소년 사이에서 쓰이는 줄임말이나 언어파괴 등의 경우는 나름의 개성을 드러내며 존재감을 갖기 위한 파격이라고 볼 수 있으나 세대 간 소통단절을 자초하고 있다는 점은 배제할 수 없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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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영화나 드라마, 가요안무 등에서 보이는 선정적 장면이나 폭력묘사 등은 작품의 신선함을 부르는 파격요소로 등장했지만, 유사장면의 잦은 노출에 점점 파격수위가 높아지면서 퇴폐적인 문화까지 불러일으키는 등 문제를 야기하기도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가요계나 영화·드라마에서 보이는 일부 폭력 또는 선정적 면모는 작품의 신선함을 부르며 세계적 수준의 한류 문화를 이끌어내는 하나의 시발점이 되기도 했으나, 거듭되는 파격에 점점 더 수위 높은 파격까지 올라가 퇴폐적인 문화까지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도 크게 열어두면서 다양한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는 점은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전체적으로 파격은 기존 사회의 변화를 부르는 동력으로서 역할을 하지만, 이 못지않은 역기능을 함께 갖고 있어 상당한 조절이 요구된다. 사회문화계 일각에서는 사회통념과 상식선상에서만큼은 파격을 포지티브적 도덕관념으로 판단하고, 이를 분별할만한 사고력과 윤리의식을 함양하는 것과 함께 파격에 대한 유연한 자세와 다양성 인정이라는 기본적인 인식을 갖는 것이 파격을 맞이하는 필수적 자세라고 제언한다.

김종선 문화공작소 해아라 상임이사는 “파격은 순기능만 살리면 혁신의 아이콘이 되지만, 역기능이 강조되면 퇴폐로 전락할 수 있는 양날의 칼과 같다”면서 “기존 통념상에 남아있는 비정상의 정상을 없애기 위한 파격은 당연히 필요하지만, 파격 속에 숨어있는 비정상 요소를 감별해내기 위한 사고력과 윤리의식을 키우는 것도 필요하며, 이를 유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세가 뒤따라야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동선 전자신문엔터테인먼트 기자 dspark@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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