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창간 35주년 아침이다.
이립(而立)과 불혹(不惑)의 딱 중간이다. 사람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대부분 인생 최전성기라 할 수 있는 시기다. 이를테면 사람이 태어나서 성장하고, 다시 약해져서 스러지는 정규분포 곡선 꼭대기쯤이라 할 수 있다.
전자신문이 걸어온 지난 34년은 3차 산업혁명 태동부터 성공한 기간과 정확히 겹친다. 이른바 한국 독자 기술의 무선망과 초고속유선망 등 인프라를 통해 대한민국 지식네트워크 사회 전환에 기여했다. 그 과정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 LG, SK와 인터넷·모바일 시대의 새로운 주자 네이버 및 카카오 등 기업 성장사를 함께 기록해 왔다.
인생 정점에 이른 것 같지만 내리막은 아니다. 진짜 새로운 성장을 만들어 낼 4차 산업혁명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정규분포 상 봉우리 하나의 꼭대기라면 그저 내리막을 탈 일만 남았겠지만 우리에겐 4차 산업혁명의 새로운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 그래서 기대가 크다.
이를 새로운 변화와 도약의 에너지로 만든다면 우리는 꿈으로만 꾸어 온 한 세대 두 번 성장의 기록을 새로 쓸 수도 있다. 4차 산업혁명의 도전이 무섭지만 한 번은 부딪혀 볼 만한 가치 있는 일이다.
4차 산업혁명은 인류가 지금까지 가 보지 않은 미지의 길을 여는 것과 같다. 지금까지 우리는 앞에 달리는 그 무엇인가를 보면서 잘 달렸다. 물론 이것조차 성공한 나라가 드물다. 우리 스스로 충분히 자긍할 만한 일이다.
앞으로는 우리가 길을 열어야 한다. 서구식 모델, 선진국형 로드맵 등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엔 통하지 않는다. 우리가 우리 방식으로 개척하고 만들어 가야 할 한국형 4차 산업혁명의 길이 따로 있다. 열고, 묶고, 엮고, 이어 주는 개방과 공유·융합의 길이다.
사람과 사람은 물론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까지 모든 것이 연결되는 시대에 언론 또한 연결의 매개이자 스스로 연결점 역할을 해야 한다. 지나온 시간 지식과 정보의 전달체 역할을 해 온 것을 한 번 더 업그레이드, 지식 데이터와 정보의 연결 및 분석으로 돕는 가치 전달형 미디어 역할을 하고자 한다.
성장의 사회 가치를 전파하는 공기(公器)의 기능에 충실할 것이다. 사회가 발전하면서 분배와 형평의 논리가 갈수록 존중받아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인간의 미래 가치는 4차 산업혁명 뒤에도 영속하면서 지금보다 훨씬 더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미래를 담보해 주는 것은 어떤 선언이나 철학의 가치가 아니다. 지금 성장해야 미래를 보장받을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산업과 기술이 발전하고, 그래서 국가가 성장하려면 혁신이 중요하다. 혁신이 가져오는 변화의 힘을 지금까지도 존중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미래 세대를 위해 과학기술 중심 변화의 인자를 계속해서 심고, 퍼뜨려 나가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소프트웨어(SW)의 중요성과 과학기술 중심 교육의 전파를 위해 매진해 왔다. 앞으로 대한민국이 더 높게, 크게 도약하기 위해선 소프트파워가 중요하다. 소프트파워는 상상력과 창의력을 기반으로 하여 만들어지고 발현된다. 그 원천은 과학기술이 주는 영감이라 할 수 있다. 앞으로 대한민국을 이끌 주인공들이 제대로 배우고 한껏 내뿜을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할 것이다.
이 같은 약속을 지키려면 우선 변화를 두려워하면 안 된다.
미디어 환경의 급속한 변화에 순응하기보다 스스로 우리에게 필요한 변화를 만들어 내는데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한국형 4차 산업혁명은 이미 시작됐다. 모든 산업·기술·경제 환경이 바뀌고, 일상생활도 달라진다.
우리는 막연한 것에 두려움을 느낀다. 잘 알지 못하면 피하려 하고, 맞서려 하지 않는다.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변화에도 마찬가지다. 기업 현장에서 느끼고 있는 불안감과 두려움도 이와 비슷한 기류라 할 수 있다. 3차 산업혁명까지 그러했듯 없어지거나 사라진 것 이상으로 더 멋진 것, 더 편리한 것이 생겨났다. 4차 산업혁명도 인류 삶에 긍정의 변화 바람을 몰고 올 것이다. 대한민국에는 분명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것이다.
5년 뒤, 전자신문 마흔 살에 그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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