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대만 스마트폰 제조사 HTC 사업 일부를 인수한다.
구글은 21일 HTC 스마트폰 사업 지식재산권과 비독점 라이선스, 인력 등을 11억달러(약 1조2460억원)에 인수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구글 인수 대상에 HTC 지분은 포함되지 않았다. 인수금액은 모두 현금으로 지불되며 규제당국 승인을 얻어 내년 초 거래를 완료할 계획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은 구글이 HTC 스마트폰 사업 일부를 인수함에 따라 소프트웨어(SW) 경쟁력과 HTC 제조 기술 간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구글은 글로벌 운용체계(OS) 시장점유율 90%를 차지하는 안드로이드 OS와 인공지능(AI) 음성비서 어시스턴트, 크롬 등 강력한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이에 따라 구글은 픽셀 시리즈 스마트폰을 비롯해 하드웨어 영역에서 입지를 다질 것으로 예상된다. WSJ는 “구글 안드로이드 소프트웨어 팀과 HTC 스마트폰 팀이 협력, 한층 진화한 스마트폰을 선보일 수 있는 경쟁력이 갖춰졌다”며 “삼성전자와 애플이 지배하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에 긴장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HTC 시장점유율이 0.5%에 불과할 정도로 스마트폰 존재감을 상실한 상태라 얼마나 시너지가 날지 미지수라며 스마트폰 시장 판도에 이렇다 할 영향이 없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구글이 스마트폰 제조사를 인수하는 건 모토로라를 매각한 지 3년 만이다. 구글은 하드웨어 강화를 목적으로 2011년 125억달러에 모토로라를 인수했다. 이후 3년간 스마트폰을 출시했지만 시장 반응이 좋지 않자 3년 만에 레노버에 매각했다.
이 같은 이유로 구글 의도는 스마트폰보다 안드로이드 기반 기기 확대를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적지 않다.
구글은 사물인터넷(IoT), 스마트시계, 스마트TV 등으로 다양한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추진 중이다. HTC에서 흡수한 인력이 일정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HTC는 넥서스원, 넥서스9, 픽셀, 픽셀 XL 등 하드웨어 개발에서 구글과 협력해 왔다. HTC는 스마트폰 사업부 일부 매각 이후에도 자체 브랜드 플래그십 스마트폰과 가상현실(AR) 헤드셋 바이브 후속 제품일 지속 출시할 계획이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