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초소형전기차 내놓는다...전기차 라인업 늘리려 개방형 생산체제 도입

현대자동차가 전기자동차 라인업을 늘리기 위한 개방형 생산체제를 구축한다. 국내 중소기업과 함께 전기차 기반의 퍼스널모빌리티(1인용 이동 수단) 시장에 뛰어든다. 세단형·스포츠유틸리티(SUV) 전기차, 전기버스에 이어 1인 가구 대상의 초소형 전기차까지 라인업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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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TW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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쎄미시스코가 개발해 연내 출시를 앞둔 초소형 전기차 '스마트 E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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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창모터스가 개발해 다음달 출시 예정인 초소형 전기차 '다니고(DAN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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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가 2016년 부산 모터쇼에 소개한 초소형 전기차 '아이(i) 로드'.

19일 전기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최근 국내 중소기업 A사와 초소형 전기차 공동 개발을 추진한다. 현대차는 올해 초부터 경쟁사 및 국내외 시장을 분석, 초소형 전기차 외주 개발 및 공동 제작을 확정했다. 생산 로드맵과 출시 등 세부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해당 사업은 우선 현대차 국내영업본부와 연구소 등이 전담한다.

현대차와 함께할 중소업체는 수년 전부터 초소형 전기차 자체 설계·제작 등 완성차 기술에다 양산 라인까지 갖추고 있다. 현대차의 완성차 품질 관리, 마케팅, 정비 인프라 등 시장 경쟁력을 합쳐 우선 국내 시장부터 공략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국내 시장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까지 확대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차와 외주 제조사가 공동 개발하는 초소형 전기차는 우선 에어컨, 히터와 창문이 없는 글로벌 경쟁사 차량의 단점을 해결하면서 주행 안전성을 높인 제품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2륜차 플랫폼이 아닌 4륜차 플랫폼 기반으로 제작될 가능성이 짙다. 현재 차량 스펙 구현과 설계 등 기초 협의 단계로, 차량 양산은 내년 이후로 전망된다.

현대차가 수직 계열화에서 벗어나 외주 공동 개발과 생산에 나서는 방식을 택한 것도 이채롭다. 최근 전기차는 일반 시장뿐만 아니라 카셰어링·렌터카 사업으로 활용 폭을 넓히고 있다. 현대차는 환경부 초소형 전기차의 민간 보급 사업을 통해 일반 판매는 물론 현대차가 추진하고 있는 렌터카·카셰어링 사업과 연계, 보급할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국내외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라 초소형 전기차까지 라인업을 확대할 목적으로 외부 업체와 다양한 형태로 협의하고 있다”면서 “아직 기초 단계로, 출시 시기나 양산 등은 얘기하기 이르다”라고 말을 아꼈다.

현대차와 중소기업 간 전기차 협업 사례는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 전환의 새로운 실마리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기차는 엔진 등 복잡한 내연기관 장치와 달리 모터, 배터리, 파워트레인 등 다소 간단한 구조로 돼 있다. 완성차 업체뿐만 아니라 중소기업도 시장에 뛰어들 수 있다. 르노도 최근 한국과 동남아 초소형 전기차 시장을 고려, 국내 중소기업과 외주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르노는 단순 반제품조립방식(SKD) 외주 생산 수준을 넘어 냉공조 시스템 등 한국형 모델로 완성도를 한층 높인다는 방침을 세웠다.

정구민 국민대 교수는 “유럽만 해도 중소기업이 초소형 전기차를 개발해 완성차 업체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 서비스 업체에도 차량을 공급하는 사례가 생겨나고 있다”면서 “고속 승용 전기차에 비해 기술 접근이 유리한 초소형 전기차 부문은 중소기업 참여가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르노는 2010년 세계 최초로 양산형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를 출시했고, 현재까지 유럽에서만 약 3만대 판매했다. 한국 출시 이후 예약한 1200대를 소비자에게 전달하고 있다. 일반 주차 공간에 2대를 주차할 수 있고, 좁은 골목길도 쉽게 운전한다는 장점 때문에 배달·유통업체가 구입하고 있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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