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진석 CTO, 바이두 대신 여기어때 합류...새 청사진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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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석 여기어때 CTO.(사진=여기어때 제공)

“진짜 4차 산업은 O2O다. 도전해보고 싶었다.”

윤진석 여기어때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숙박 O2O에 뛰어든 이유다.

그는 거물급 스타 개발자다. 경력이 화려하다. 세계 최대 오픈소스 개발자재단 '아파치'에서 '하마'라는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성과를 눈여겨본 오라클은 그를 수석SW엔지니어로 영입했다. 삼성전자도 거쳤다. 인공지능(AI)팀에서 경력을 쌓았다. 지난 3월에는 중국 최대 검색 서비스업체 바이두의 인공지능연구소를 이끌던 앤드류 응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기도 했다. AI 분야 논문이 앤드류 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그는 정중히 거절했다.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보내는 구애를 모두 마다하고 숙업 O2O 여기어때를 선택했다.

윤 CTO는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이 우버와 에어비앤비”라며 “이동하고 머무르는 곳에 IT가 본격 결합되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숙박 O2O의 성장 잠재력을 높게 평가, 지난 3월 여기어때에 합류한 것이다.

입사하자마자 조직에 자신의 색채를 입혔다. 외부 전문가 초청 세미나를 열었다. 네이버와 구글 개발자를 초대해 앞선 문화가 회사 내부에 스며들도록 했다. 윤 CTO는 “일하는 방식을 바꾸기 위해 외부 교류를 늘리겠다”며 “기술 격차를 느끼는 만큼 보완해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기술 선순환 구조도 만든다. 여기어때 모든 서비스를 아마존웹서비스(AWS) 클라우드 환경으로 이전했다. 개발자 간 연구개발(R&D) 경험을 공유하는 '기술블로그'도 개설했다. 개발자 조직도 크게 확대한다. “개발 인력이 현재 20여명 안팎인데 올해 중 70명까지 충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비스 고도화에도 나섰다. 18일 인공지능 기반 댓글 필터링 시스템을 도입한다. 악성 댓글로 속을 끓이는 가맹점을 보호하기 위한 결정이다. 챗봇도 선보인다. 앞서 올해 초 출시한 숙소 추천 챗봇 알프레도와는 차원이 다른 형태다. 윤 CTO는 “본사 서버와 소통하던 챗봇이 개별 숙박업소와 직접 대화하는 방식으로 바뀐다”며 “숙박 정보는 네이버가 아닌 여기어때를 통해 검색하도록 할 목표”라고 전했다.

최근 터진 여기어때 해킹 사태에 대해선 “입사 후 곧바로 사고가 터졌다”며 “취약 부분 제거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CTO는 “보안은 꾸준히 관리해야 할 대상이지 담벼락을 높게 쌓는다고 해서 끝나는 일이 아니다”며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을 가동, 임직원 보안 인식 강화에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