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과학 패러다임] 수동적 기다림이 아닌 능동적 참여로 우리의 미래를 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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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수 전무 / 인텔 APJ RSG, SMG

시끄러운 알람 소리 보다 "자 이제 일어나야 해요! ○○○임. 얼른 이요~" 라는 낭랑하고 따뜻한 목소리가 더 상쾌한 아침을 맞게 하지 않을까? 해야 할 일을 시간에 맞추어서 정확하게 알려주고 챙겨주며, 계획도 잡아주는 비서가 있다면 마치 사장이 된 듯한 뿌듯함을 느끼지 않을까? 자신 없는 일에 잘할 수 있도록 조언을 해주거나 가르쳐주는 선생님이 늘 옆에 있다면 얼마나 든든할까? 우울할 때 다독여주거나, 의기소침할 때 용기를 북돋우어 주며, 남들에게 터놓을 수 없는 이야기를 후련하게 터놓고 속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허물없는 친구가 늘 옆에 있다면 얼마나 좋지 않을까?

흔히들 생각하는 미래는 인공지능 기술이 발달해서 인간은 특별히 힘든 일을 하지 않고도 지금보다 편안하게 살아가는 그런 세상일 것이다. 아니,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자리를 모두 빼앗아서 가난한 자들에게는 더 힘든 세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영화에서 보듯 지능을 갖춘 로봇이 인간에게 반기를 들어서 인간과 전투를 벌이고, 인간이 마침내 패배해서 로봇에게 지배를 당하는 전혀 상상하고 싶지 않은 세상이 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모든 것이 전자화된 세상이 되고, 사소한 움직임과 생각마저도 모두 모니터링 되어 소수 지배자의 뜻대로 다수의 사람이 생각하고 움직여야만 하는 암울하고도 참담한 인류의 미래를 이야기하기도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를 이야기하면서 반드시 빠지지 않는 것이 인공지능에 관한 이야기다. ‘알파고’라는 이름으로 널리 세상 사람들에게 그 존재를 각인시킨 인공지능 기술이 과연 어떻게 발전하고 있으며 어디로 가고 있을까? 그 기술이 발달하면 우리에게는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되며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꾸어 놓을까? 우리가 상상하는 범위를 넘어서까지 발달해서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서 인류의 존속에 커다란 위협이 되지는 않을까? 그래서 열지 말았어야 할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꼴이 되지는 않을까? 그리고, 인공지능 기술의 발달은 과연 산업의 혁명만을 가져올 것인가? 아니면 인류 문명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게 될 것인가?

우리가 기대하는 미래는 어떠한 모습일까? 직업 전선에서 로봇과 경쟁하며 살아남기 위해 부단히 애를 써야 하는 세상을 기대하지는 않을 것이다. 싫어하거나 어렵고 힘든 일을 로봇이나 기계가 대신 맡아서 깔끔하게 처리해 주는 그런 세상을 바랄 것이다. 산업의 현장에서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인공지능이 처리해주는 일들을 손쉽게 관리하는 모습을 바랄 것이다. 기계의 도움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식량과 에너지 생산이 풍요롭게 이루어져서 아무런 걱정 없이 살아가는 세상을 바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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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차 산업혁명을 통해서 우리의 생산 능력은 괄목하게 성장했고, 인류는 식량과 에너지에 대한 걱정을 조금 덜어내고 공산품을 풍요롭게 누리며 사는 시대를 열었다. 3차 산업혁명을 통해서 지식과 정보를 마음껏 누리는 그런 세상이 되었다. 산업혁명으로 분명히 인류는 문명을 한 단계씩 도약시켰지만 삶의 질이 나아진 것은 아니다. 자연을 극복하고 이겨내야 하는 노력 대신에 인간과의 경쟁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지나친 경쟁과 이기주의 그리고 인간성 상실의 시대가 본격화된 것이다.

우리의 삶의 질이 향상된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문명 이기의 편리함이 향상되는 것만을 말하지는 않을 것이다. 생산의 풍요로움과 나눔의 정의만을 말하지도 않을 것이다. 지구 환경이 나아지는 것과 삶의 위험 요소가 줄어드는 것만을 말하지도 않을 것이다. 우리는 좀 더 행복한 삶을 원하며, 보람된 인생이 되기를 바란다. 젊은 시절의 포부를 성취하며 좀 더 높은 이상을 실현하는 삶을 꿈꾼다.

4차 산업혁명으로 시작되는 초연결 사회는 기계와 기계의 만남, 그리고 기계와 인간의 만남만을 말해서는 안 된다. 4차 산업 혁명을 통해서 궁극적으로 사람이 사람과 만나야 한다. 경쟁이 아닌 배려와 존중으로, 나만이 아닌 우리로, 그리고 다 함께 연결되어서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시대가 열려야 한다.

인공지능 기술의 발달은 하드웨어 기반의 성장을 요구하며, 하드웨어의 기술과 기반의 발달은 인공지능 기술의 성장을 가속할 것이다. 인공지능 기술 향상을 위한 미국의 구글이나 중국과 일본의 발 빠른 움직임을 넋 놓고 바라보는 우리의 현실이 안타깝다. 그러나 늦었다고 포기할 일은 아니다. 인재가 없고 소프트웨어 기술에 대한 기반이 부족하다고 걱정할 일도 아니다. 앞선 움직임과 정보들을 받아들이고 이해할 필요는 있지만, 그들이 가는 길을 뒤에서 그대로 쫓아가서는 안 된다. 우리는 우리의 길을 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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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은 아직 정의가 마무리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 그 정의는 완성될 것이다. 인공지능에 대한 길도 마찬가지다. 이제 겨우 시작일 뿐이다. 우리가 정의하고 만들어 가는 것이다. 생산성 향상이나 편의성 증대도 중요하겠지만 사람을 연결해주고 사회를 따뜻하게 해주는 인공지능이라면 우리가 그들보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 물질적인 계산에 탁월한 그들이기에 생산성 향상이나 편의성 증대에는 탁월한 실력을 발휘할 것이다. 하지만 사람을 배려하고 인간의 본질적인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인공지능이라면 세계의 이상을 실현하는데 더 가까이 갈 수 있다.

우리 젊은이들이 눈을 뜨기를 바란다. 수동적 기다림이 아닌 능동적 참여가 필요한 때다. 인공지능 기술의 방향과 역할에 대한 정의에 참여하자. 시간이 지나면 정의되는 인공지능이 아니라 우리가 그 정의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기다리는 미래가 아니라 우리가 만들어 가는 미래이다. 곧 우리의 뜻대로 만드는 세상이다. 혹자의 걱정대로 기계에 의해서 지배당하는 세상이 아닌 인간을 위한 세상이요, 그래서 가장 인간적인 세상을 여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기술 발전의 혜택을 보기만을 기다리지 말자. 남들이 해주기만을 바라지 말자. 우리의 삶을 바꾸는 주체는 바로 우리가 되어야 한다. 인공지능 기술의 발달이 진정 인간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는 우리의 역할이 중요하다. 특별히 우리 젊은이들에게 그 임무가 있다. 진정한 초연결 사회로 나아가는 길을 닦는 것은 바로 지금부터 시작이다. 사람과 사람이 진정으로 만나는 세상을 만들어 가자.

김두수 ds.kim@intel.com 인텔 APJ RSG, SMG 전무, 고려대학교 전기공학과에서 Micro & Nano System 연구로 공학박사학위를 받았다. 모토로라 반도체에서 반도체 Package Design Engineering 담당, 1997년 인텔 입사 후 Client Computer, IoT, Data Center, 인공지능, HPC (High Performance Computing), Automotive 등 인텔 제품 및 플랫폼 전분야의 한국기술지원 팀장을 담당하고 있다. Journal Of Material Science 에 Review Paper 를 게재했고 다수의 SCI(Science Citation Index) 논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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