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요금 인하를 놓고 벌인 정부와 통신서비스 사업자 간 대립은 통신업계의 백기 투항으로 일단락됐다. 이번에도 가계통신비 완화라는 문재인 정부의 공약과 실행이 어떤 분야보다도 강력하게 진행되면서 통신요금 인하는 빠르게 실현됐다.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압박은 소비자물가가 오를 때마다 되풀이된다. 그리고 올해처럼 새 정부가 들어서는 해에도 어김없이 나타난다. 가계통신비는 국민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안이자 분명한 효과를 홍보할 수 있는 이슈이기 때문이다.
통신요금 인하 정책이 한 번 나오면 통신서비스업계의 주가는 한동안 술렁인다. 통신주 투자자들의 불만도 커진다. 그러나 그렇게 지나간다. 그리고 물가가 오르거나 선거철이 되면 가계통신비 인하 논의 등장이 반복된다.
정부의 강력한 정책에 맞춰 통신비 인하를 단행한 통신서비스업계는 정작 가계통신비는 조만간 현 수준을 회복하는 '회귀 효과'가 발생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스마트폰 출고가 인상이 예고돼 있는 데다 할인 폭을 감안해 프리미엄 요금제를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게 배경이다. 프리미엄 요금제가 확대되면 고부가 가치 서비스 활용도 비례해서 증가, 결과적으로 통신비 고지서에 찍히는 액수는 커진다.
이 때문에 최근 통신업계에서는 가계통신비 기준이 모호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단순 음성통화에서 문자, 스마트폰으로 진화하면서 가계통신비도 서비스 질과 양 증가와 맞물려 급격히 올랐다. 현행 가계통신비는 통신비, 단말기 가격, 콘텐츠 사용료 등 부가서비스 비용을 모두 포함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사용 연령층이 점점 낮아지고 정보기술(IT) 품위 유지 욕구가 높아지는 현상도 무시할 수 없다.
정부가 합리적인 통신 정책을 펴기 위해서는 통신사업자의 프리미엄 서비스(콘텐츠 비용 포함)와 단말기 제조사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등으로 착시를 부채질하는 가계통신비 기준부터 분명히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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