퀀텀닷(QD)TV 기술의 세대 교체가 내년에도 어려울 전망이다.

액정표시장치(LCD)에 별도 부착하는 양자점성능향상필름(QDEF)에서 한 단계 진화한 컬러필터(CF)와 퀀텀닷 일체형 QD-CF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퀀텀닷TV 신제품은 큰 기술 변화 없이 QD 자체 성능을 개선해 기존 강점인 색재현력과 밝기를 높이는 수준으로 한정될 것으로 보인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디스플레이 업계가 QD-CF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삼성디스플레이가 주도해 QD-CF를 개발하고 이를 LCD 패널에 적용하는 시도를 하고 있지만 아직 양산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QD-CF 성능과 안정성도 문제지만 가장 큰 문제는 생산비용이다. QDEF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고 컬러필터 일체형으로 제작하는 만큼 기존과 생산 비용이 비슷하거나 저렴해야 한다. 하지만 아직 생산비용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첫 시도인 만큼 초기 비용이 높을 수 있지만 비용과 성능 모두 양산 수준에 근접하지 못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당초 업계에서는 올해 혹은 내년 중 퀀텀닷TV 신제품에 QD-CF가 적용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QD-CF 공정을 위한 연구개발 라인을 운용 중이어서 양산까지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형성됐다. 하지만 컬러필터 물질과 퀀텀닷을 혼합하면서 특성이 떨어지는 등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시간이 걸리면서 연내 QD-CF 양산 가능성이 불투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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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LCD TV 구조. (왼쪽부터) 백라이트유닛(BLU)-편광판(POL)-박막트랜지스터(TFT)-셀-컬러필터-편광판 구조로 이뤄져있다. (자료=LG디스플레이 블로그)

QD-CF는 퀀텀닷이 기존 컬러필터 물질과 통합되고 컬러필터 역할을 대체하는 새로운 기술 제품이다. 컬러필터를 구성하는 R·G·B 안료와 퀀텀닷을 섞어 만드는 방법이 연구 개발되고 있다.

컬러필터는 고온의 노광 공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 때 퀀텀닷이 고온을 견디는 수준에는 도달했다. 다만 기존 안료와 퀀텀닷이 섞일 때 퀀텀닷 특성이 저하되는 문제가 여전히 상용화 발목을 잡고 있다. 안료 혼합 시 특성이 떨어지는 현상을 해결해야 한다.

기존 컬러필터 방식은 백라이트가 액정을 통과한 빛에서 RGB 화소를 추출해 각 RGB 컬러필터와 동일한 색의 파장만 통과한다. QDEF 방식은 백라이트에서 나오는 청색 빛이 QDEF의 적색과 녹색QD 입자와 만나 백색광으로 바뀌는 형태다.

QD-CF 방식은 백라이트에서 나오는 청색광은 그대로 통과시키고 적색광과 녹색광이 QD 입자와 만난다. 기존보다 더 밝고 전력 소모가 적은 디스플레이를 구현할 수 있다. 그러나 상층부 글라스에 부착하는 편광판을 인셀 방식으로 구현해 컬러필터 아래에 위치시키는 구조가 필요해 기술 난도가 높다. LCD 특유의 빛샘 현상을 해결하는 것도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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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시스의 현재 QDEF 디스플레이 구조 (자료=나노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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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시스의 QD-CF 디스플레이 구조 (자료=나노시스)

업계는 2019년 시장에 출시될 퀀텀닷TV 신제품에 QD-CF가 탑재될 수 있을지 관심이 커졌다. 내년 QD-CF 개발을 마치면 2019년 신제품에 반영될 수 있지만 아직 기술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QD-CF를 탑재한 2세대 퀀텀닷TV는 TV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제품 디자인과 성능을 끌어올릴 수 있고 가격도 OLED TV보다 경쟁력 있게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퀀텀닷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 QLED TV 판매가 기대에 못 미치면서 전반적으로 퀀텀닷 업계가 위축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2세대 퀀텀닷TV가 돌파구가 될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시기를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