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과학기술원(GIST·총장 문승현)은 조병익 물리·광과학과 교수 연구팀이 엑스선의 세기가 증가함에 따라 알루미늄 엑스선 투과도가 비선형적으로 변화하는 현상을 발견했다고 23일 밝혔다.
엑스선은 가시광선보다 짧은 파장을 갖는 빛으로, 투과성이 강해 물체의 내부 구조를 들여다볼 수 있다. 하지만 엑스선의 밝기는 매우 약해 비선형 현상을 활용한 응용이 어려운 것으로 인식돼 왔다.
조 교수 연구팀은 4세대 방사광 가속기(엑스선 자유전자 레이저) 펄스를 1 마이크로미터의 수준으로 집속해 최고 100억 배 이상의 밝기로 엑스선을 알루미늄에 쪼였다. 그 결과 엑스선의 투과율이 기존 보다 4분의 1 미만으로 감소하는 현상을 관찰했다. 이는 빛의 세기를 조절해 물질의 엑스선 투과도 또는 흡수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충돌-방사 모델을 이용한 전산모사와의 비교를 통해 이 같은 현상이 기존의 엑스선 과학에서는 발생시키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진 비선형 현상의 일종인 '역포화흡수'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비선형 엑스선 기술을 활용한 엑스선 나노 현미경, 초강력 엑스선 레이저 개발 등 엑스선 포토닉스 응용 연구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병익 교수는 “그동안 가시광 영역에 머물러 있던 비선형 포토닉스 기술을 엑스선 영역으로 확장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물질 내부의 특정 나노 구조만을 선택적으로 볼 수 있는 엑스선 공초점 현미경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