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5개 자동차업체가 1990년대부터 각종 담합한 것을 유럽연합(EU) 당국도 이미 몇 년 전부터 알고 있었다고 의혹이 제기됐다.
26일(현지시간) 일간지 쥐트도이체차이퉁(SZ)는 벤츠 자동차 모그룹인 다임러가 지난 2014년 이런 짬짜미 관행 일부 내용에 대해 독일 검찰 뿐만 아니라 EU 당국에도 일종의 '자백서'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앞서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22일 독일 자동차업계가 전방위적으로 비밀 담합 해왔음이 배출가스 조작 파문과 관련 폴크스바겐(VW)이 지난해 6월 독일 검찰에 제출한 '자진 신고' 내역에 있었다고 보도했다.
SZ는 24일 다임러가 VW보다 먼저인 2014년에 검찰에 제출한 자진신고서에서 담합 사실 일부 자백했으며, 이에 따라 가장 먼저 실토하면 과징금을 면제받는 혜택도 VW이 아니라 다임러가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SZ는 26일 기사에서 다임러 자백이 독일 검찰만 아니라 EU 반독점당국에도 몇 년 전에 전해졌다면서 그동안 EU가 이를 내사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EU 반독점 위반행위 조사는 혐의를 확정, 발표하기까지 통상 여러 해가 걸린다. 충분한 사전 조사와 자료가 수집되기 전에 미리 공개하는 데 따른 위험부담을 없애려 아직 공식 조사를 발표하지 않는 것으로 SZ는 해석했다.
이와 관련 EU 집행위 대변인은 지난 주말 독일 자동차업계 비밀 담합 의혹에 대한 언론 보도와 관련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도내용 확인 차원으로 반독점당국 공식 조사는 아직 시작하지 않았다.
집행위 대변인은 “지금 자동차산업 카르텔과 관련한 공식, 비공식 조사가 여러 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다임러가 당초 2014년 자진신고서에서 자백하려던 것은 컨버터블 차량 덮개 등과 관련한 담합이었다고 SZ는 전했다. 이후 배출가스 저감장치 관련 사항도 실토하게 됐고 VW도 뒤늦게 자백하면서 당국 조사와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