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보다 좋은 SK하이닉스 영업이익…내년도 메모리 '슈퍼 호황'

메모리 호황에 영업이익률 46%...애플 1분기 26.6% 훨씬 웃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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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메모리 슈퍼 호황에 힘입어 2분기 영업이익률 46%라는 경이로운 실적을 달성했다. 애플의 1분기 영업이익률은 26.6%였다. 하이닉스는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분기 사상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메모리 시황 호조세는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어서 하이닉스의 실적 신기록 행진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올 2분기 매출 6조6923억원, 영업이익 3조507억원, 순이익 2조468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25일 밝혔다.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한 지난 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및 순이익이 각각 6%, 24%, 30%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액 70%, 영업이익 574%, 순이익 763% 각각 늘어났다. 2분기 영업이익률은 46%로 최고치를 기록한 1분기(39%)보다 7%포인트(P) 증가했다.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로 평가된다.

이석희 하이닉스 사장은 “우려와 달리 메모리 시장이 안정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것은 메모리 반도체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적 신기록은 하반기뿐만 아니라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버, 모바일 기기 D램 채용량 확대에 따라 수요는 크게 늘어난 반면에 공급 증가세는 제한되기 때문이다. 미세화가 어려울 정도로 기술이 발전했고, 이에 따른 투자비 증가로 공급 부족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낸드플래시는 3D 제품 투자 확대로 공급 물량이 일정 수준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모바일과 서버 채용량 확대 등 수요가 견조, 가격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석 SK하이닉스 D램 마케팅그룹장(상무)은 2분기 실적 발표 직후 이뤄진 콘퍼런스 콜에서 “내년의 D램 비트(bit) 성장률 전망은 20% 초반대”라고 예상했다.

비트 성장률은 비트 용량 단위로 환산한 메모리 출하 성장세를 의미한다. 20% 초반대 비트 성장률은 매우 낮은 수치다. 마이크론 등 경쟁사는 올해 이 수치가 사상 처음으로 20% 미만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과거 사례를 보면 비트 성장률이 50% 수준을 넘기면 이듬해 D램 업계 전체가 어김없이 적자를 냈다. 이 수치가 40% 이하였을 때는 모든 D램 업체가 흑자를 냈다. 시장조사 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D램 비트그로스는 2012년부터 매년 20%대에 그치고 있다. 이처럼 공급량은 적은데 사겠다는 사람이 많으면 제품 값이 오른다. D램 업체가 지난 몇 년 동안 꾸준하게 큰 이익을 낸 이유도 이 때문이다.

D램은 SK하이닉스 매출 70% 이상을 차지한다. 시장 2위 업체인 SK하이닉스가 내년 D램 비트 성장률을 20% 초반대로 예상하자 전문가들은 “회사 실적 역시 견조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분석했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업총괄 겸 경영지원총괄 사장은 “D램 생산량을 크게 늘릴 수 있는 경쟁사는 클린 룸 공간이 부족한 데다 그동안 3D 낸드에 투자를 집중했기 때문에 올해 연간 D램 공급 증가율은 수요 증가율보다 낮을 것”이라면서 “다만 하반기에는 공급 부족의 정도가 점차 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낸드플래시의 경우 주요 업체의 3D 제품 증설 움직임으로 올해 4분기부터 공급 부족 상황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낸드 분야 경쟁력이 대체로 약한 SK하이닉스는 72단 낸드플래시 양산과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출하 확대로 실적을 높여 나간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신공장 완공도 서두른다. 이명영 SK하이닉스 재무기획본부장(전무)은 “중국 우시(D램), 충북 청주(낸드플래시) 공장 완공 시기를 2019년 상반기에서 내년 4분기 정도로 앞당기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장 완공 시기를 앞당기는 이유는 신규 생산량 확대가 아니라 기술 업그레이드와 이로 인한 스탭 수 증가로 손실되는 메모리 생산량 만회를 위한 것이라고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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