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영상식별이 가능한 조영제의 특성을 가지면서 독성이 없고, 미량으로도 상처 부위를 완벽하게 지혈하는 나노 접착제를 개발했다. 영상 장비를 활용한 시술 상황에서 활용도가 높은 고성능 지혈제 개발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기초과학연구원(IBS·원장 김두철)은 현택환 나노입자연구단장, 김효철 서울대병원영상의학과 교수, 이노현 국민대 신소재공학부 교수 공동 연구팀이 조영제와 지혈제 역할을 모두 수행하는 나노 접착제 개발에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나노 접착제는 의학 트렌드를 반영한 연구 결과물이다. 최근 의학계에서는 초음파, 엑스선, 컴퓨터 단층촬영(CT) 등을 활용한 첨단 시술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심장의 막힌 혈관을 넓히는 스텐트 시술, 간암 치료용 간동맥 항암 색전술도 영상 장비를 활용한다. 지혈제가 조영제의 특성을 함께 갖춘다면 상처봉합이 잘 됐는지 여부, 병의 진행 상황을 효과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기존에는 조영효과를 갖는 리피오돌, 지혈제 역할을 하는 시아노아크릴레이트 혼합 물질이 쓰였는데 일부 독성을 띠고 접착성도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연구팀은 두 가지 물질을 결합해 나노 접착제를 개발했다. 적은 양으로도 전자파, 음파를 산란시키는 탄탈륨옥사이드를 조영물질로 사용했다. 여기에 접착성이 우수한 실리카 나노입자를 입혔다. 나노 입자를 접착제에 이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 물질은 기존 시아노아크릴레이트에 비해 인체 독성이 낮고, 생체 적합성이 뛰어나다. 시술 후 염증 발생 빈도를 현저히 줄일 수 있다. 나노입자 표면이 생체물질과 강하게 흡착해 접착성도 뛰어나다.
연구팀은 동물실험으로 나노접착제의 성능을 확인했다. 지혈이 어려운 간조직 시술에 성공했다. 폐암에 걸린 실험쥐의 암 조직을 표지, 선택적 제거수술의 가능성도 확인했다.
현택환 단장은 “적은 양으로도 조영제와 지혈제의 기능을 하고, 독성도 낮은 나노 접착제 개발에 성공했다”면서 “시술 전 종양 표지, 방사선 치료를 위한 표지물질로도 다양하게 쓸 수 있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