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3D 적층 기술을 적용, 대역폭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린 초고속 고대역폭메모리2(HBM:High Bandwidth Memory) 공급을 본격 확대한다. 이 제품은 고성능 인공지능(AI) 프로세서와 네트워크,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에 탑재된다. 삼성전자는 경쟁사보다 빠르게 양산 능력을 끌어올려 이 시장을 석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18일 8기가바이트(GB) HBM2 D램 양산 규모를 빠르게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8GB HBM2 D램은 초당 32GB를 전송할 수 있는 기존 그래픽 D램(8Gb, GDDR5, 8Gbps)보다 8배 빠른 초당 256GB 속도로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다. 이는 20GB 용량 4K 해상도 화질의 영화 13편을 1초 만에 전송할 수 있는 속도다.
이 제품은 실리콘관통전극(TSV) 기술을 활용해 생산된다. TSV는 칩에 매우 미세한 구멍을 뚫고 동일 칩 여러 개를 수직으로 적층, 구멍 속을 구리로 채워서 전극을 형성하는 첨단 적층 기법이다. 삼성전자가 독자 개발한 초고집적 TSV 설계와 발열 제어 기술 등 850여건의 핵심 특허가 적용됐다.
아울러 8개 헤드를 장착해 칩을 쌓아 올릴 때 효율을 대폭 높인 서멀콤프레션(TC) 본딩 장비를 협력사와 공동 개발했다. <본지 2017년 5월 31일자 2면 참조>
신제품은 1개 버퍼 칩 위에 8기가비트(Gb) HBM2 D램 칩(20나노 공정 기반) 8개를 적층한 구조다. 각 칩에 5000개 이상의 미세한 구멍을 뚫고 총 4만개 이상의 'TSV 접합볼'로 수직 연결한 초고집적 TSV 설계 기술이 적용됐다. 대용량 정보 처리 시 일부 TSV에서 데이터 전달이 지연될 경우 성능 저하가 발생하지 않도록 다른 TSV로 경로를 전환시켜 최적의 성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고속 작동 시 칩의 특정 영역이 제한 온도 이상으로 상승하지 않도록 하는 발열 제어 기술도 개발해 적용함으로써 높은 수준의 신뢰성을 확보했다.
또 4GB HBM2 D램과 동일한 크기에 2배 용량을 제공함으로써 인공지능 시스템의 성능 한계 극복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재수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팀 부사장은 “업계에서 유일하게 양산 중인 8GB HBM2 D램 공급 확대로 고객이 차세대 시스템을 적기에 출시하는 데 기여하게 됐다”면서 “향후 차세대 HBM2 D램 라인업 출시를 통해 다양한 글로벌 고객과 사업 협력 체제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작년 6월 8GB HBM2 D램 양산을 시작해 AI 연산에 활용되는 슈퍼컴퓨터용 메모리 시장을 개척한 데 이어 기존 고성능 그래픽카드 시장까지 활용처를 확대해왔다. 향후 글로벌 IT고객 요구에 맞춰 HBM2 제품군 중 8GB HBM2 제품 양산 규모를 확대해 내년 상반기에는 전체 HBM 중 비중을 50% 이상으로 늘려 프리미엄 D램 시장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