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공용충전소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이달 3일부터 유료로 전환됨에 따라 전기차 이용자들 불만 목소리가 높다.
공용 시설인데도, 한전 직원 등 일반 차량이 충전기 앞을 점유하는가 하면, 사용자 인증체계도 충전소마다 제각각이다. 심지어 사용자 인증 시 아무 번호만 눌러도 무단 충전이 가능한 곳도 있었다. 한전이 국내 최다 충전인프라를 보유한 만큼 관리 개선이 시급해 보인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이 전국에 운영 중인 96개 공용충전소 일부가 사용자 인증 오류인 채로 방치되고 있다. 또 한전 나주 본사 등 일부 충전소는 일반 내연기관차가 주차돼 있어 정상적인 충전기 이용이 어렵다.
여기에 사용자 인증방식도 제각각이다. 당초 계획대로면 환경부나 민간충전서비스 사업자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 등 사용자 카드로 인증 호환돼야 하지만, 특정 카드만 호환되거나, 심지어 번호를 누르는 방식 인증은 임의의 아무 번호를 눌러도 사용 가능한 곳도 있었다.
한전 공용충전소는 주로 한전 사업본부나 지사 등에 설치돼 누구나 사용하도록 개방된 시설물이라 개선이 시급하다.
서울 전기차 이용자 김 모씨는 “유료 전환 후 다수의 한전 공용충전소를 찾았지만, 어느 곳은 환경부 카드로, 어느 곳은 포스코ICT 카드만 인증되고 한전 직원 일반 차가 충전기 앞을 점유하는 일도 여전했다”며 “한전 충전소를 무료로 이용할 땐 그냥 지나칠 수 있었지만, 유료전환된 만큼 이 같은 불편함을 방치하는 건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와 민간이 전국에 구축하는 충전인프라가 계속 늘어남에 따라 일반 내연기관차의 무단 주차를 막기 위한 정부차원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한전 관계자는 “전국 사업소에 협조공문을 보내 일반차 충전소 점유를 막고 있지만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일부 충전기는 인증 오류가 아니라 결제 단말기 설치전까지 (충전소를) 개방한 것이 고객 혼란을 준 것을 뿐”이라고 말했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