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업체, 백만원 이상 해외송금 시 이름·계좌 정보제공...강화된 제도에 업계 당혹

핀테크 해외송금업체에 기존 금융사 수준의 자금세탁 방지(AML) 의무가 적용된다.

고객 금융거래가 자금세탁이나 테러자금 조달로 의심될 시 거래내역을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보고해야 한다. 100만원이 넘는 전신송금 시에는 송금인·수취인 이름과 계좌번호 등을 송금 받는 금융회사에 제공해야 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정보분석원은 5일 소액해외송금업자를 대상으로 제도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달 18일부터 비은행 핀테크 업체도 소액해외송금업 진출이 가능해짐에 따라 관련 규제와 이슈를 안내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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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와 금융정보분석원은 5일 소액해외송금업자를 대상으로 제도 설명회를 개최했다.(사진:박정은 기자)

당초 외국환거래법 시행령에는 AML·고객신원확인(KYC) 체계 구축 의무화가 포함되지 않았지만, 미국 등 주요국이 관련 제재를 강화하면서 소액해외송금업체도 특정금융정보법 수검 대상자에 포함시켰다. 국제 중개은행을 거치는 풀링 방식 해외 송금업체 등의 대외 신인도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서다.

김효신 금융정보원 사무관은 “자금세탁 방지에 대한 국제적 기준이 높아지면서 실제 방지 효과가 있는지 여부를 입증하는 통제효과성 평가까지 요구되고 있다”면서 “시스템 구축부터 내부통제절차 마련까지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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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와 금융정보분석원은 5일 소액해외송금업자를 대상으로 제도 설명회를 개최했다.

특정금융정보법에 따라 소액해외송금업자도 고객확인과 의심거래보고, 전신송금 시 정보제공 의무를 진다. FIU에서도 기존 은행 등에 배포하는 의심거래 참고유형을 소액해외송금업자에게도 제공할 예정이다. 소액해외 송금업자는 FIU에 보고 책임자를 등록하고 보고 절차에 필요한 전산망을 구축해야 한다.

자금세탁방지에서 요구하는 신원확인은 단순 이름·전화번호를 넘어 주소, 연락처, 계좌 실소유자 여부까지 모두 포함된다. 거래목적과 자금원천, 직업, 업종까지 확인해야 한다. 또 일회성이 아닌 주기적 정보 재확인 의무도 진다.

특정금융정보법에 명시된 의무를 다하지 못해 사고가 발생하면 과태료 부과부터 시정명령, 기관경고, 임직원 징계명령 등이 이뤄진다. 최대 6개월 영업정지 요구권까지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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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소액해외송금업자가 특정금융정보법 상 금융회사에 포함되면서 여타 금융회사와 송금정보 공유가 가능해진다. 전용망 설치 등 별도 계약을 맺어 금융사와 정보공유가 이뤄지면 매 송금 시마다 실명확인을 반복할 필요가 없다. 최초 거래 시에 실명확인 절차를 이해하고 추가 송금 시 공유된 송금정보를 활용해 실명확인을 생략가능하다.

업계는 소액 해외송금업 등록을 불과 열흘여 앞두고 엄격한 자금세탁방지 의무가 발표되자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은행 수준 국제적 기준을 기간 내 준비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설명회에 참석한 해외송금업체 대표는 “이대로라면 18일 소액 해외송금업 등록할 수 있는 사업자는 거의 없을 것”이라며 “복잡한 의무 규정을 제시만 하지 말고, 핀테크 업체가 제도 내에서 사업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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