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는 메르세데스 벤츠에 차세대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카메라를 공급하면서 자동차 부품 사업에서 한 단계 진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일반 자동차용 부품과 전기차용 부품을 넘어 자동차 산업 미래인 자율주행차 부품까지 활동영역을 넓혔다. 이번 공급을 계기로 협력사를 확대하고, 공급 부품 종류도 늘려갈 것으로 기대된다.
첨단 자율주행차 부품 시장은 대부분의 자동차 부품 업체가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분야다. 보쉬, 콘티넨탈, 덴소 등 전통의 자동차 부품 회사는 물론이고, 삼성전자, LG전자, 인텔, 소니 등 글로벌 IT기업까지 노리는 시장이다.
완성차 제조사를 잡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국내 한 자동차 부품업체 대표는 “자동차 관련 해외 전시회에 가보면 글로벌 부품 업체들이 ADAS 시장에 올인한 것처럼 느껴진다”면서 “누가 어떤 완성차 업체와 손을 잡느냐에 따라 향후 자동차 부품 시장 판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자동차 제조원가에서 전장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0년 30%에서 2020년에는 50%까지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동차 전장부품 시장 규모가 2015년 2390억 달러에서 2020년 3033억 달러로 성장할 것이란 예상도 내놨다. 전장부품에서 자율주행 관련 부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갈수록 높아질 전망이다.
LG전자 입장에서는 프리미엄 브랜드 벤츠를 고객사로 확보하면서 급부상하는 자율주행차 부품 시장에서 큰 동력을 얻었다.
앞서 LG전자는 제네럴모터스(GM)가 올해 출시한 GM 전기차 '볼트EV'에 핵심 부품 11종을 공급하며 전기차 시장에서 입지를 다졌다. GM과 협력 이후 전기차 부품 시장에서 LG전자 위상은 급격히 상승했다. 때문에 이번 벤츠와 협력이 자율주행차 시장에서 위상을 높이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벤츠와 협력할 수 있었던 배경은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에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초 최고기술책임자(CTO) 산하 조직으로 '자율주행연구소'를 신설했다. 자율주행 분야에서 기술 리더십을 확보하고, 자동차 부품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투자였다. 이후에도 ADAS 등 자율주행 기술 관련 인력을 꾸준히 채용하면서 기술력을 높이기 위해 힘써왔다.
기존 IT시장에서 쌓은 경쟁력을 활용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이번에 벤츠에 공급한 ADAS용 카메라도 스마트폰 카메라와 가전사업에 쌓은 영상인식 기술이 시너지를 냈다.
LG전자 관계자는 “자율주행 기술은 미래 자동차에서 매우 중요한 분야”라면서 “VC사업본부와 자율주행연구소는 물론이고 기존 사업에서 확보한 기술이 모두 LG전자의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