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처음으로 만난다. 3박 5일의 짧은 일정 동안 단독·확대 정상회담 형식으로 두 차례 공식 대좌한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처럼 별장 초대, 골프 라운딩 같은 살가운 일정을 만들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그만큼 급박한 정치 일정 때문으로 이해한다.
5월 10일 대통령 취임 이후 참모·내각 인선에 이어 추가경정예산안 발의, 인사청문회 충돌 등 그야말로 숨 가쁘게 달려 왔다. 연이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문제 등 미국과 직접 연관된 안보 이슈로 말미암아 단 하루도 잠잠하지 않았다.
이런 복잡한 상황에서 마련된 정상 회담이다. 수많은 정상 외교 선례가 말해 주듯 다 얻고 하나도 안 줄 수는 없다. 줄 것 주고 얻을 것 얻는 것이 가장 현명한 대처다.
이번 만남은 문 대통령이 취임한 지 50여일, 트럼프 대통령은 5개월 만에 이뤄진 것이다. 시쳇말로 '얼굴 트고 친해지는 시간'으로 삼아도 그리 아깝지 않다는 뜻이다. 더욱이 우리 쪽에선 통상을 책임지는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청와대 경제수석이 인사청문회 지연에 따라 동행하지 못한다. 이는 미국 쪽이 행여 공식 거론할 수도 있는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이나 투자·환율 관련 이슈에는 '깊게 들어가지 않는' 좋은 구실이 될 수 있다.
한·미 동맹, 한반도 평화, 사드 관련 신뢰를 주고 확인 받는 '원포인트' 협상을 목표로 삼아도 나쁘지 않다. 경제·통상 관련 이슈는 신뢰를 확인한 바탕 위에서 시간을 두고 점차 풀어 가면 되는 사안이다.
문 대통령이 이번에 트럼프에게 주고 올 것은 앞으로 한국·한반도 관련 이슈에서 예측 가능성과 신뢰라 할 수 있다. 이는 돈이 드는 게 아니다. 결코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다.
반대로 문 대통령이 얻어 와야 할 중요한 것은 거래에 능한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스타일에 대한 경험일 것이다. 더 많이 얻으려 하면 더 내줘야 하는 결과가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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