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은 금융거래 이외 다양한 영역으로 확산 중이다. EU에서는 EV(Electronic Vehicle) 충전요금 지불에 블록체인을 적용했다. 호주 가정에서는 잉여전력 개인 간 거래·드론 운행 관리 등 제3자 기관을 배제한 블록체인 기술 적용을 실험 중이다.
특히 가정에서 잉여전력 거래는 블록체인에 의한 P2P 직접거래로 전환됨으로써 낮은 비용에 의한 거래 촉진이 기대되고 있다. 즉 P2P 대출(Lending)과 같은 새로운 마켓 창출 가능성이 예상되고 있다.
블록체인을 서플라이 체인(연쇄 생산·공급망)에 적용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서플라이 체인 상에 있는 기업은 상류에 위치하고 있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ERP 등이 도입되어 디지털화가 추진돼 왔다. 하지만 몇 가지 풀어야할 과제가 있다.
해외·자회사뿐 아니라 대기업도 부정거래가 발생하고 있다. 또 디지털화는 개별기업이 실시하기 때문에 기업 간 정합성을 갖추기 위한 비용 부담이 크다.
블록체인 사용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다.
서플라이 체인 상에 흐르는 사람·물건·돈에 대한 정보를 오픈 블록체인에 집약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가설이 설득력을 얻는다.
기업 간 거래 데이터를 블록체인에 집약함으로써 쌍방 데이터의 정합성을 취할 수 있으며, 부정검출의 정밀도가 크게 향상된다. 동시에 추적가능성(traceability)도 높아진다. 기업 간 정합성을 갖춘 데이터가 축적되기 때문에 기업 간 견적·발주·청구·납품·회수 업무별로 발생하는 확인 작업이 사라지게 된다.
블록체인 상에 거래 네트워크가 구축되기 때문에 이용비용도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과거에는 상류 거래처별로 대응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으나 블록체인으로 인해 표준화되어 하청기업의 비용 부담도 내려간다.
또 블록체인 상에 축적된 거래 정보를 기초로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조달이 가능해 진다. 동시에 금융기관 입장에서 볼 때 대출 기회를 늘릴 수 있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