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성장을 견인해 온 e스포츠계에서 설 자리를 잃어 가고 있다.
e스포츠는 1990년대 후반에 한국이 초고속인터넷 강국으로 떠오르면서 유행한 'e'에 게임으로 경기하듯 승부를 가리는 데서 착안해 만든 한국식 용어다. 당시 '스타크래프트'라는 전무후무한 게임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PC 온라인게임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상용화한 한국의 기술력과 독특한 게임 문화가 없었다면 태동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후에도 여러 기업의 투자와 세대를 잇는 놀이로 e스포츠는 발전했고, 지금도 세계 e스포츠대회에선 한국 선수들이 빠지면 분위기가 식을 정도로 우리나라는 세계 e스포츠계에서 지대한 역할을 해 왔다.
그러나 지금은 당장 몇 년 뒤 e스포츠에 한국이란 존재가 거론될지조차 불투명할 정도로 우리 위상이 추락했다. 우리나라가 상실한 입지나 권위보다 훨씬 더 큰 자리를 중국이나 미국이 차지했다. 아직도 한국 선수들이 명성과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이 또한 무섭게 커 나가는 국가에 비하면 거의 '개인기로 버티는 수준'에 불과할 정도다.
우리나라는 이미 10년 전에 e스포츠를 국제올림픽위원회(IOC)나 국내 전국체전 등에 정식 종목으로 넣기 위한 노력을 해 왔을 정도로 앞선 노력을 펼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정권 차원에서 게임을 '암적 존재'라느니 '마약 같은 중독 물질'로 여기면서 e스포츠 육성 전략도 철저히 외면되거나 뒷전으로 물러났다. 그러는 사이에 중국과 미국은 굳이 정부가 밀어 주지 않더라도 막대한 자금력과 인기를 등에 업고 한국이 갖고 있던 e스포츠 지위까지 급속도로 파고들었다. 이제는 이들이 한국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니라 공공연히 한국을 '따돌림'시키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인터넷과 게임을 육성하겠다는 의지가 있는 정부라면 e스포츠도 가볍게 여기지 않았으면 한다. e스포츠가 우리나라 청년들의 패기와 끼를 발산시키는 무대이자 우리 기업과 문화를 세계에 전파할 수 있는, 더없이 훌륭한 플랫폼임을 알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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