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승용차 수출 대수가 전년보다 감소했지만 대당 단가는 오히려 높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평균판매단가(ASP)가 높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현대자동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등 고급차량 판매량이 늘어난 덕분이다.
4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업계에 따르면 올해 1∼4월 우리나라 승용차 수출 대수는 82만9852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4% 줄었다.
르노삼성차(4.8%), 기아차(1.9%)는 수출이 증가했지만 현대차(-4.0%), 쌍용차(-18.0%), 한국지엠(-3.8%) 수출물량은 감소했다. 반면 올해 4월까지 승용차 누적수출액은 124억4178만달러(약 13조9721억원)로 작년보다 오히려 5.6% 증가했다. 대당 수출단가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대당 수출단가가 가장 많이 오른 업체는 현대차였다. 현대차 승용차 수출단가는 올해 4월까지 1만6623달러(약 1867만원)로 작년 동기 대비 11.6% 증가했다. 제네시스 G90(국내명 EQ900)과 G80, 레저용차량(RV) 등 비교적 고가에 마진이 큰 차량의 수출이 많이 늘어서다. 특히 올 들어 4월까지 G80 누적선적 대수는 6428대로 작년 동기 물량 2949대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G90도 올해 1721대가 수출됐다. 작년에는 4월까지 19대밖에 수출되지 못했다.
현대차는 RV 수출물량도 올해 4월까지 12만66대를 기록해 작년 같은 기간보다 23.3% 증가했다. RV 수출 비중이 높은 기아차 대당 수출단가도 올해 1만4683달러(약 1649만원)로 작년보다 8.5% 올랐다. 르노삼성차 대당 수출단가도 올해 1만5959달러로(약 1792만원) 작년 대비 9.1% 상승했다. SM6, 꼴레오스(국내명 QM6) 등 르노삼성차 신차 라인업 수출 물량이 판매단가 상승에 영향을 줬다.
다만 한국지엠(-5.9%)과 쌍용차(-0.4%)의 수출단가는 작년보다 낮아졌다. 한국지엠은 올 들어 4월까지 수출 물량이 3.8% 감소하면서 총 수출금액도 9.5%가량 줄었다. 특히 단가가 높은 중대형 승용차 수출 물량이 40%가량 줄어든 것이 주요 원인이다. 쌍용차도 티볼리부터 로디우스(국내명 코란도투리스모)까지 대부분 차종 수출 물량이 줄어들면서 단가가 낮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수출 승용차의 대당 수출단가가 올라가고 있다는 것은 수익성 높은 고가 차량 수출이 늘고 있다는 뜻”이라며 “앞으로 국내 완성차 업체의 실적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