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 간 지방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수도권보다 더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역과 수도권 센터 간 격차도 줄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창조경제혁신센터가 구조조정을 앞둔 가운데 지역 센터를 일률 평가해 통폐합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23일 전자신문이 2014~2016년 3년 간 전국 18개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창업 보육 기업 수를 분석한 결과 비수도권 혁신센터의 연 평균 증가율이 389.36%로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센터의 연 평균 증가율 255.82%를 웃돌았다.
가장 빠르게 성장한 곳은 충남창조경제혁신센터다. 충남센터의 창업보육기업 수는 2015년 6월 2곳에서 지난해 말 129곳으로 증가했다. 연 평균 증가율로는 2116.67%다. 경남(694.44%), 경북(416.67%), 전남(366.67%) 센터도 전국 평균을 웃도는 증가율을 보였다.
문재인 정부는 일자리 창출 구상 일환으로 창조경제혁신센터를 '국민 아이디어 창업 허브'로 재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박근혜 정부 산물이지만 창업으로 일자리 창출을 활성화하려면 일부 기능은 이어가야 한다는 방침이다.
기존 18개 센터의 편차가 큰 만큼 성과가 미진하거나 지속 가능성이 없는 곳은 과감하게 정리하기로 했다. 18개 센터를 광역 단위로 통폐합한다. 당장 지방에 위치한 센터가 풍전등화 신세에 놓였다. 지방 센터는 서울, 수도권과 비교해 외형 측면에서 실적이 미진하기 때문이다.
새 정부가 창조경제혁신센터 성과를 일괄 평가하더라도 지방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역 창업 생태계 활성화라는 공공 목적을 위해서라도 지방 센터의 역할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수도권 센터 관계자는 “정부가 혁신도시, 공공기관 이전 등 지역 균형 발전 전략을 펼치는 가운데 창업 생태계 조성에서 지방을 홀대한다는 것은 모순”이라면서 “네덜란드, 프랑스도 지역 별로 육성 거점을 둔만큼 세계적 흐름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현장 관계자들은 창조경제혁신센터에 정치적 잣대를 들이대는 것도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센터가 청산돼야 할 전 정권 잔재로 여겨지는 것에 반발했다. 전국 센터는 여·야 정치권, 국정농단 세력과 관계없는 순수한 창업 지원 기관이라고 강조했다.
백세현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글로벌2팀장은 “최근 센터가 탄핵된 정권 하에서 탄생했다는 이유만으로 계속 논란이 된다”면서 “박근혜 대통령 창조경제의 나팔수가 아니라 국내 스타트업을 위한 홍보지원기관으로서 흔들림 없이 일했다”고 호소했다.
그는 또 “전국의 센터는 정치적 성향과 상관없이 스타트업 지원이 본기능일 뿐인데 자꾸 고위층 문제로 현장 실무자까지 폄하하고 적폐 대상으로 몰고 가는 건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전국 창조경제혁신센터 창업 보육 기업 수 추이>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