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제올라이트 촉매에 희토류 금속층을 코팅, 수명을 세 배 이상 늘리는데 성공했다. 이로써 제올라이트를 촉매로 사용하는 화학연료 생산 수율을 대폭 향상시킬 수 있게 됐다.
한국화학연구원(원장 이규호)은 C1가스전환연구그룹 연구팀이 제올라이트 촉매 산점 주위에 염기성 가돌리늄 층을 더해 수명 단축 요인인 탄소 흡착을 방해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제올라이트는 석유 및 정유 산업에서 화학연료 반응 속도를 높여서 화학연료, 디젤·가솔린 합성을 촉진시켜 주는 촉매다. 그러나 제올라이트는 부반응 물질이 표면에 쌓임으로써 하루 이상 사용하기 어려웠다. 목표 물질이 되지 못한 '탄소 침적(코크)'이 활성점 역할을 하는 '산점'을 막아 사용 후 24시간이 지나면 촉매 활성도가 30% 이하로 떨어진다.
연구팀은 촉매의 산점 주위에 염기성인 '가돌리늄' 층을 더하는 방법으로 반응 성능을 유지하면서 코크 발생만 택해서 방해하는데 성공했다. 염기성과 산성을 띠는 각 지점이 균형을 이뤄 부반응을 억제하는 원리다.
실험 결과 촉매 수명이 3배 이상 늘어났다. 가돌리늄 층을 적용한 제올라이트 촉매는 메탄올 반응 실험에서 만 24시간이 지난 뒤에도 80% 수준의 성능을 유지했다.
새로운 촉매를 만드는데 들어가는 비용도 저렴하다. 가돌리늄은 희토류 금속이지만 1㎏에 55달러 수준으로 저렴하고, 촉매에 들어가는 양도 미미해서 경제성이 높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대부분의 제올라이트 계열 촉매에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는 화학·생물 촉매로 고부가 가치 화합물을 만드는 'C1가스 전환 기술'과 미활용탄소자원 활용 기술에 적용하고, 방향족화합물을 만드는 연구에 나서는 등 정부 주도로 진행하는 미래 화학 기술에 활용할 수 있도록 추가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곽근재 C1가스전환연구 그룹장은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적용하면 각종 석유화학 산업에 쓰이는 촉매 수명을 3배 이상 늘려서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면서 “대부분의 촉매를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 촉매 시장에도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