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1분기 R&D 비용 사상 최대 8000억원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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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자동차가 지난 1분기 연구개발(R&D) 비용으로 사상 최대 규모인 8000억원을 투입했다. 주로 텔레매틱스 관련 기술, 차체 중량 절감 등 첨단 자동차 기술 개발에 연구 역량을 집중했다. 현대·기아차는 R&D를 강화해 최근 부진 탈출과 함께 미래 자동차시장 주도권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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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그룹 본사

18일 현대차그룹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R&D 비용으로 현대차 4532억원, 기아차 3522억원 등 총 8054억원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현대·기아차 1분기 사상 최대 규모다. 지난해 1분기 R&D 비용(7231억원)보다 11.4%가량 증대된 것이다.

지난 1분기 R&D 비용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작년 동기 대비 0.16%포인트 증가한 2.2%를 기록했다. 현대·기아차는 최근 몇 년간 R&D 투자 규모를 늘리면서 매출액 대비 R&D 비중도 증가하는 추세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1분기에 8000억원 이상을 투입해 △ANC 적용 통한 엔진부밍 노이즈 저감 △텔레매틱스 차량 연동 신호 자동화 분석시스템 △엠블럼 일체형 트렁크 오픈 스위치 △EFB △초미세먼지 제거 성능 향상 고효율 콤비필터 △외장부품용 하이그로시 기술 등을 개발했다.

현대·기아차가 개발한 텔레매틱스 차량 연동 신호 자동화 분석 시스템은 차량 정보 분석 기술로, 커넥티드카 핵심 기술 중 하나다. 현재 자동차는 약 250개 센서와 제어기를 장착해 시간당 25기가바이트(GB) 규모 데이터를 발생시킨다. 축적된 데이터에서 의미 있는 정보를 파악하고, 이를 주행, 운전자 편의 등에 적용하는데 해당 기술이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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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최근 공개한 소형 SUV '코나(KONA)' 차량 전면부 티저 이미지.

현대·기아차는 연비향상, 배출가스 절감 등 친환경 요소를 강화하고, 충돌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 복합소재(CFT)를 이용한 '니볼스터(Knee bolster)' 시스템을 개발했다. 소형차 승객 상해를 감소시키기 위해 개발된 시스템으로, 향후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라인업에도 적용된다.

또 현대·기아차는 최근 중국 지역 대기환경 악화로 인한 초미세먼지, 황사 등에 대비하는 '초미세먼지 제거 성능 향상 고효율 콤비필터'도 개발했다. 이는 국산차 업체 중 최초로 개발한 기술로, 해외에서도 양산차에 적용한 사례는 아직 많지 않다. 현대·기아차는 최근 인간중심인터페이스(MHI)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이와 같은 기술 개발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과거 R&D 대부분이 파워트레인(동력계통), 구동계통 등 자동차 기계적인 장치를 향상시키는데 주력했다면, 최근에는 첨단 기술 개발 중심으로 이뤄진다”며 “양산차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기술 뿐만 아니라 친환경차, 자율주행차, 커넥티드카 등 미래 자동차 선행기술 개발 비중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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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 스포츠 세단 '스팅어' (제공=기아자동차)

현대·기아차는 R&D 개발을 강화해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꾀한다. 지난 1분기에는 글로벌 시장에서 영업이익이 17.3% 감소한 1조6335억원에 그쳤다. 주력 시장인 미국, 중국에서 판매량이 급감한 영향이 컸다. 현대·기아차는 2분기 이후 소형 SUV 라인업과 고성능 세단 '스팅어', 제네시스 'G70' 등에 신기술을 적용하고, 글로벌 시장 판매 회복을 노린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지난 1분기 실적 악화는 중국 정부 구매세 축소,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주력 모델 노후화 등이 겹치면서 주력시장 판매 감소 영향이 컸다”며 “2분기 이후에는 그동안 R&D 했던 신기술을 적용한 차량이 대거 출시하면서 판매 확대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