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의 저유가 기조가 지속되면서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이례적으로 미국에 증산 자제를 요청했다.
OPEC은 11일(현지시간) 월례보고서에서 “(시장이 균형을 회복하려면) 모든 산유국의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미국 원유 공급량 증가와 예상보다 낮은 재고량 감소 때문에 시장 불균형에 따른 압력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OPEC은 지난해 11월 산유량 감산에 합의했으며 12월에는 러시아 등의 동참도 끌어냈다. 하지만 미국 셰일업체는 감산에 동참하지 않았다. 이들의 증산으로 국제유가를 50∼60달러 선으로 유지하려는 OPEC의 노력이 무산됐다.
보고서는 원유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미국 생산자들이 계속 시추하고 있는 상황을 비난했다. 미국 올해 원유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하루 평균 82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 브라질에서도 산유량이 늘어날 전망이다. OPEC은 미국을 포함한 OPEC 비회원국의 산유량은 올해 하루평균 95만 배럴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톰 퓨 원자재 이코노미스트는 “OPEC이 10년 전과 같은 영향력이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깨달은 것 같다”면서 “셰일오일이 시장을 흔드는 원유 생산 주체"라고 설명했다. OPEC은 이달 오스트리아 빈에서 회의를 열고 감산 합의 연장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