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스피커가 주요 미래 플랫폼으로 떠오르면서 음성 콘텐츠를 둘러싼 국내외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음성 콘텐츠 기업과의 제휴 또는 인수합병(M&A)이 중요해졌다. 음악뿐만 아니라 교육, 라디오, 팟캐스트 등 다양한 콘텐츠로 확대하며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한다.
아마존은 지난해 6월 타사 서비스·콘텐츠와 음성비서 알렉사를 연동하는 소프트웨어(SW) 개발도구(SDK) '알렉사스킬키트(ASK)'를 공개했다. 3개월 만에 연동 서비스 3000개를 돌파했다. 퀴즈 게임, 스토리텔링 콘텐츠, 교육·자기계발 관련 콘텐츠 등 다양한 서비스가 알렉사를 채택했다. 아마존 뮤직 등 자사 서비스 외에도 '판도라(Pandora)' '스포티파이(Spotify)' '튠인(Tune In)' '아이하트라디오(iHeartRadio)' 등 음악·오디오북 서비스와 협업한다.
구글도 지난해 11월 구글홈을 출시하며 '유튜브 뮤직(Youtube Music)' '스포티파이' 등 다양한 제휴 사이트와 연동, 이용자 명령에 따라 음악과 팟캐스트를 재생하도록 구현했다. API를 외부에 공개하며 언어 공부 애플리케이션(앱) '부슈우(Busuu)', 음악 맞히기 게임 '송팝(SongPop)' 등 오디오 관련 서비스와 연동해 콘텐츠 확보에 나섰다.
국내에서도 네이버, 카카오, 이동통신사 모두 음성 콘텐츠 확보 경쟁에 들어갔다. SK텔레콤은 T맵, 위키백과 한국어판 등을 연동했다. FM라디오 채널 청취, 멜론과 연동된 약 4200개의 어린이 특화 콘텐츠 이용도 가능하다. B tv와 연동해 음성으로 채널을 바꾸는 기능도 추가한다. KT도 최근 기가지니에 동요, 영어동요, 동화, 전래동화, 이솝우화, 만화주제가, 자장가, 태교음악 등 다양한 키즈 콘텐츠를 추가했다.
네이버와 카카오도 최근 음성 활용 콘텐츠 확보에 힘을 쏟는다. 네이버는 음성 콘텐츠 제작과 기술 지원을 위해 매년 100억원씩 3년 동안 총 300억원을 투자한다. 기술 기반 오디오 콘텐츠 제작 지원으로 오디오 형태에 적합한 새로운 콘텐츠 발굴, 콘텐츠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말에는 '코렐리아 캐피털'과 손잡고 프랑스 음향 기술 스타트업 '드비알레'에 투자했다.
카카오도 팟빵과의 제휴 등으로 음성 콘텐츠에 주목한다. 2014년에 '뉴톤'을 공개하며 인간의 음성 언어를 컴퓨터가 해석해서 문자 데이터로 전환시키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다음 검색이나 카카오맵, 다음 스포츠 음성 캐스터 중계 등에 활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 스피커 등 음성으로 구현되는 플랫폼 구현의 성패는 만족할 만한 음성 콘텐츠 제공에 달렸다”면서 “앞으로 오디오 콘텐츠 시장을 둘러싼 양질의 콘텐츠 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