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에서 배운 대로 했습니다.” 지난달 경남에서 지갑을 주워 온 초등학생이 경찰에게 한 말이다. 늘 듣던 말인데도 왠지 생소하다. 아이들이 자라났을 때에도 세상을 사는 지혜와 방법을 학교에서 배웠다고 할 정도로 우리의 교육이 건실한지 반문해 본다.
교육은 개인에게는 생존과 성공 방법을 가르치고, 국가에는 사회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동력이 된다. 우리나라도 광복 이후 강력한 교육 정책 실시로 100달러 미만의 국민소득을 2만달러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추진력을 얻었다. 의무 교육을 시행하고 과학기술 기반 교육을 통해 산업화를 이룬 것도 경제 성장에 기여했다. 과열된 교육 열풍으로 인한 사교육 폐해와 과도한 대학 진학률 등 부작용이 거론되고 있지만 대한민국의 교육 우수성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까지도 인정할 정도다. 그러나 교육의 패러다임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지 못하고 현재에 안주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운 것도 사실이다. 인공지능(AI) 로봇이 인간을 대신하고, 자율주행자동차와 드론이 보편화된 세상을 준비하기에는 우리의 교육은 지나치게 진부하다.

학교 교육 내용과 형식은 너무 구태의연하다. 컴퓨터의 암기·계산·분석 능력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고 있음에도 아직도 방정식 풀이, 역사와 철학 암기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원리와 활용 기반의 창의 교육이 강조됨에도 과거의 교육 방식에서 탈피하지 못함은 시험으로 학습 정도를 평가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시험보다 개인 성취도와 논리력·사고력이 중점 평가돼야 한다. 비교 평가는 개념조차도 폐기하고 자질과 능력을 개별 평가해야 한다. 미래 사회는 '잘하는 사람'보다 '적합한 사람'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교사 재교육을 확대하고 행정 업무를 컴퓨터에 맡김으로써 생긴 시간을 창의 교육에 집중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일하는 교육과 함께 여가 활용 교육을 병행해야 한다. 1차 산업혁명 당시 하루 17시간의 근로 시간이 현재 8시간으로 축소됐고, 앞으로는 더욱 줄어들 것이다. 이제는 생산만이 미덕이 아니라는 새로운 개념과 함께 소비를 통해 사회에 기여하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 또 다른 소비산업의 출현으로 말미암아 창출되는 일자리에 적합한 인재 육성 교육도 중요하다.

컴퓨터를 지배하기 위한 소프트웨어(SW) 교육과 함께 인성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인간이 시대의 중심이 되지 않으면 컴퓨터에 지배당하는 일은 더 이상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다. 컴퓨터를 지배하는 힘은 기술력이 아니라 인성이기 때문이다. 비대면 관계와 혼자 사는 현실에 익숙해지면 인간관계의 기본을 잊기 쉽다. 혼밥 등 혼자 하는 행위가 일반화되는 현상은 절대 우연이 아니다. 이와 함께 인터넷 질서를 중시하는 건전한 사이버 시민으로 육성하는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해킹, 인터넷 폭력, 인터넷 사기 등이 범죄 행위임을 가르치지 않으면 머지않아 로봇과 인간이 뒤엉킨 혼란을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은 기회인 동시에 위기다. 이미 지어 놓은 집을 허물고 재건축하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망설이는 동안 집은 허물어질 수 있다. 지나칠 정도의 불편과 희생을 감수하고라도 교육 환경과 콘텐츠 혁신은 미래 사회 성공을 위해 불가피한 일이다. 우리 아이들이 미래 사회에서 적응할 수 있도록 가르칠 의무가 우리에게 있다.

성균관대 소프트웨어학과 교수 tmchung@skku.ed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