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민간 석탄화력, 대박은 없다…투자보수율 4.5% 수준

우리나라 첫 민간 석탄화력발전사업에서 대박 신화는 나오기 힘들어졌다. GS이엔알 북평화력발전소 수익률이 앞으로 20년 이상 운영해야 만족할만한 수준으로 나왔다. 최초 민간 석탄발전소 수익률 전망이 기대치에 못 미치면서, 후속 민간 석탄발전사업도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일 정부에 따르면 GS이엔알 북평화력발전소 투자보수율이 4.4~4.5% 수준에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상용발전을 시작한 북평화력은 해당 투자보수율에 맞춘 정산조정계수를 적용 받아 전력판매 금액을 정산받게 된다.

Photo Image
GS이엔알 동해전력 북평화력발전소 전경.

예상되는 정산조정계수는 약 0.8 수준이다. 발전공기업(0.7 내외)이 적용 받는 계수 보다는 높지만, 만족할 만한 수익을 내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 평이다. 북평화력 총 투자금액은 약 2조원 규모다. 1년 수익은 약 1000억원 안팎에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민간 발전업계는 기대 이하라는 평가다. 당초 기업들은 투자보수율이 최소 5.2%~6%는 넘어야 할 것으로 봤다. 사실상 4.5% 투자보수율은 20년 이상 발전소 가동을 기준으로 삼으로 것으로 봤다. 정산조정계수도 발전공기업 보다 높을 것으론 예상되지만, 회사 신용도와 투자유치 환경, 이에 따른 이자율 등 다른 조건을 감안하면 매력적이지 않다는 설명이다.

북평화력 투자보수율은 다른 민간 석탄화력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북평화력은 우리나라 첫 민간 석탄화력으로 이번 투자보수율이 사실상 후속 민간석탄사업에 대한 가이드라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민간발전업계는 기대 이하 투자보수율이 향후 프로젝트 파이낸싱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발전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가와 투자자들은 2조원에 달하는 금액을 4.5% 수익을 내는 사업에 투자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며 “향후 발전사업 자금조달에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부는 첫 사례인 만큼 적정 투자보수율에 대해 '높다', '낮다'를 따질 수 없다는 해석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민간이 불만을 갖고 있는 것은 알지만, 현재로선 누구도 적정 투자보수율을 확실히 얘기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뉴스해설> '황금알을 낳는 거위' 옛말된 석탄화력

2010년을 전후로 발전산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통했다. 계속 늘어나는 전력수요, 그에 반해 발전소는 부족했고 전력도매시장 가격을 고가 행진을 계속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민간기업들의 발전시장 참여를 독려해야 했고, 시장 전반에는 적어도 손해는 나지 않게 해준다는 무언의 약속이 있었다. 2011년 5차 전력수급계획에서 처음으로 기저발전인 석탄화력에 민간이 진출하게 되고, 그후 2년뒤 2013년에서 다수의 민간기업들 석탄화력 건설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반면, 정부에겐 고민이 있었다. 2011년 9월 15일 순환정전 이후 부족한 전력에 전력도매시장 가격을 고공행진을 계속했고, 향후 대거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민간석탄화력의 저원가 고수익에 대한 조정 필요성이 제기됐다. 결국 정부는 발전공기업에만 적용해 오던 정산조정계수의 민간 도입을 결정하게 된다.

이번 북평화력의 투자보수율은 2011년 2013년 계획된 석탄발전소들의 향후 수익 수준을 예측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었다. 결과는 업계의 기대치보다 낮았고, 대박사업으로 여겨지던 민간석탄은 이제 그저 그런 사업이 됐다.

발전업계는 4.5% 투자보수율에 대해 최근 정부의 탈(脫) 석탄 기조와 관련된 신호를 산업계에 던져준 것 아니냐는 관측도 하고 있다. 특히, 올해 초에는 경제성에 더해, 환경과 안전성까지 고려해 전력수급으로 하도록 한 전기사업법 개정안도 통과된 상황. 과거처럼 석탄화력을 육성하기 어려워진 만큼, 이제는 친환경 에너지로의 방향전환을 간접적으로 권고한 것과 마찬가지라는 해석이다.


조정형 에너지 전문기자 jenie@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