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삼성 79주년 창립기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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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은 삼성 그룹 창립 79주년 기념일이다. 하지만 최근 미래전략실 해체와 함께 삼성그룹이 사라짐으로써 기념일을 축복할 분위기가 영 아니다. 지난해 삼성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와병을 이유로 그룹 창립 기념행사를 삼갔다. 올해는 그룹 해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과 같은 우환으로 삼성 계열사 어디에서도 창립 기념을 언급조차 않는 분위기다.

창립 78주년이던 지난해 3월 24일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 주도로 '삼성 100년'을 준비하자는 컬처 혁신 선포식을 열었다.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낡은 사고방식과 관행을 과감히 떨쳐 내자는 취지다. 글로벌 기업에 걸맞은 의식과 일하는 문화를 혁신하자는 이 부회장의 실용주의 기반의 신경영을 세상에 알렸다. 얼마 뒤 이 부회장은 등기이사에 올랐다. 경영 전면에 나서겠다는 의지였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특검 수사와 이 부회장 구속으로 삼성은 창사 이래 총수 부재라는 최악의 상황에 봉착했다.총수 구속으로 경영 시계가 멈춘 상황에서도 삼성전자 주가는 고공 행진하고 있다.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주가는 사상 최고가를 연이어 경신했다. 삼성그룹 상장 계열사 시가총액은 전체 29%에 달한다. 시장은 아직 오너 리스크보다 실적에 더 큰 관심이 있음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하지만 언제까지 이런 모순된 상황이 지속될지 장담할 순 없다.

언제든 오너 리스크가 주가와 삼성의 미래에 발목을 잡을지 모른다. 삼성은 계열사별 자율 경영을 안착시키며 최대한 비즈니스에는 무리가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삼성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을 넘어 세계 최고 정보기술(IT) 기업 반열에 올라 있다. 최근 사태를 뛰어넘어 투명한 경영 시스템과 지배 구조를 안착시켜 나가야 한다. 내년 80돌에는 실적은 물론 조직과 기업 문화에서도 완성체에 근접한 삼성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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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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