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대한민국 비전, 기업국가로 설정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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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창수 순천향대학교 일반대학원 교수

요즘 사람들에게 가장 관심 있는 문제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가장 많은 응답이 먹고 사는 것, 즉 '일자리' 문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실업자가 100만명이 넘고 청년 절반이 취업조차 안 된다. 어쩔 수 없이 취업 돼도 비정규직이거나 마음에 들지 않아 다른 직장을 찾는다.

직장인 80%가 직장을 옮기기 위해 다른 직장을 찾는다고 한다. 40~50대 중년은 물론 60대 이상 노령층도 명예퇴직이나 정년퇴직을 했어도 아직 놀 때가 아니라며 인생 이모작을 위해 새로운 직장을 찾는다. 전업주부는 남편이 실직하면 부족한 노후 준비와 과다한 자녀 교육비 마련을 위해 식당일이나 허드렛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쯤 되면 전 국민이 일자리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일자리 문제는 우리 국민은 물론 전 세계의 공통된 관심사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체면을 접고 욕먹을 각오로 반이민 정책과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우고, 기업들의 미국 내 투자를 독려하는 것도 모두 일자리 때문이다.

일자리는 누가 만드는가. 겉으로 보기엔 정치인이나 공무원이 만드는 것처럼 보인다. 그들이 만드는 일자리는 공무원이거나 공공근로, 공기업과 같은 국민 세금으로 만드는 일자리이다. 그러면 국민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생산적 일자리는 누가 만들까. 기업들이다.

기업들은 아무것도 없는 척박한 환경에서 스스로 위험과 비용을 감수하고 사업 기회를 만들어 일자리를 만든다. 국민 세금에 의지하지 않는다. 망해도 오롯이 자기 부담이다. 기업은 세금을 내는 일자리를 만들고, 정치인은 세금으로 일자리를 만든다. 기업이 없으면 아무것도 안 된다. 세금도 없고, 일자리도 없는 것이다.

최근 가시화된 대선을 앞두고 '국가개조론'이 자주 등장한다. 헌법 개정을 통한 권력 구조 개편을 염두에 둔 큰 이야기들이다. 하지만 정치권이 주장하는 국가개조론에는 국가에 대한 진정한 걱정은 미흡하고 당리당략을 먼저 챙기려는 모습이 보여 안타까운 심정이다. 위기의 대한민국을 혁신하기 위해서는 우리 국민이 국가 개조에 직접 나설 것을 제안한다.

해법은 다가오는 차기 대선이다. 온 국민의 삶과 직결되는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정파를 떠나 전 국민을 대상으로 기업가 정신을 함양하고, 창업 기업과 중소기업을 제대로 육성해서 기업인이 존경받는 지도자를 선출해야 한다. 그래서 기업이 우리 국가와 사회 발전의 주축이란 사실을 보장할 수 있어야 한다.

대한민국 미래 5년의 국가 비전은 '기업국가(앙트러프러너십 코리아)'로 설정할 것을 제안한다. 미국이나 유럽연합(EU)과 같은 주요 선진국들은 중소기업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깨달아 중소기업을 창조적 다수로 간주하고 매우 중시한다. 중소기업 성장과 발전이 고용 증대를 가져와 중산층 소득을 증대시키고, 이는 곧 소비·투자 활성화로 연결돼 중산층 안정화 및 경기 선순환 구조 정착에 기여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지방 경제를 활성화시켜 지역 간 균형 발전을 이루고, 개인 중심으로 소규모 창업을 장려해 국민 역량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미래 한국은 기업가가 많은 나라, 중소기업이 강한 나라, 기업가가 존경받는 나라, 도전과 모험 정신이 강한 나라, 그래서 일자리가 넘치는 나라가 되도록 해야 한다. 세금을 쓰는 정치인, 검찰, 언론이 아니라 일자리를 만들고 세금을 내는 기업이 국가 개조의 핵심 주체가 돼야 한다. 차기 정부는 창업과 중소기업 육성을 전담하는 현행 중소기업청의 기능과 역할을 대폭 강화한 장관급 중소기업부의 신설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다.

서창수 순천향대 일반대학원 교수 suh@sch.ac.kr